6 Pager narratives

Jinhwan Kim
11 min readAug 10, 2021

다른 사람의 시간을 아끼고, 컨텍스트도 전달하는 기적의 문서작성방법

직장인에게 업무를 잘해내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한편 그것만큼이나 특정 업무로 연결된 “모두가 공통으로 바라보는 방향을 Align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구성원이 적을때는 이야기로도 충분하며 운이 좋다면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인원이 늘어날 수록, 다양한 배경과 도메인, 경험 그리고 생각을 갖게 되며 기업이나 팀이 “이상한 방향으로 각각” 굴러가지 않기 위해서 Align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해진다.

이를 (혹은 의사 결정을 위해서) 미팅이라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제일 많을텐데. 이 미팅이 최선의 방법인가? 라는 생각을 최근 들어 자주하게 되었다.

미팅의 단점

최소한의 미팅은 발표자 1명과 참여자 n명으로 구성된다. (n > 1)

우리는 텔레파시로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말 발표의 천재가 아닌 이상 발표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이를 받아 들이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Miss communication 이 발생할 확률을 p 라고 하자.
물론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미팅의 특성상, 발표자의 Performance 뿐 아니라 참여자 n명 각각의 독해, 청해력등의 역량에도 영향을 받지만 그냥 동일하다고 가정하자.

만약 (발표를 잘해서) p 를 0.95, 참여인원을 n = 5명인 미팅이라고 하면 이미 0.95⁵ = 0.77, 4번 중 1번은 성공하지 못한 미팅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실생활에선 p는 더 낮고, n은 이보다 더 큰 경우도 많기 때문에 상황은 더 악화된다. (bonferroni correction?)

미팅의 또 다른 문제로 발표자가 발표 내용을 “선별” 할 수 있다. 즉, 발표 내용에 대해서 가장 컨텍스트를 잘 유지하고 있는 사람인 발표자는 해당 내용중 공유하기 “애매한” 부분에 대해서 PPT에 넣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애매한 이슈를 가려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장단에 상관 없이 현재의 상황을 명확하게 공유해야 의미있는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단점으로 인해 미팅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까 는 단골 고민 주제이며 그 결과는 미팅을 “잘 준비하자” 로 귀결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구성원과 의사 결정자가 많아 미팅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대기업”에선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

아마존의 경우, 아주 특별한 방법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6 pager라는, 그들의 원칙에 따라 다른 동료와 효과적으로 일하기 위해 “프레임워크”를 사용한다. (PPT를 안쓴다고 한다 ...!)

Why — What — With — Now — Past — Future의 스토리텔링

물론 모든 미팅에서 다 6 pager를 쓰는지… 까진 모르겠고
아이디에이션이나 브레인스토밍이 필요한 것이 아닌,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여러 팀에 컨텍스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의견을 구하며, “추가적인 리서치 없어도 해당 내용에 대해 발표자가 아는 만큼 이해 할 수 있게 하는 것” 이 주목적이라고 한다.

물론 토요타의 1 pager도 꽤 유명한 방법이지만 본질은 “핵심만 글로 정리한다” 로 대동소이 하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6 pager가 더 생소했기 때문에 이를 소개하려고 한다.

이 6 pager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미팅에서 다뤄야 하는 내용을 6 장의 페이지에 담아서 실물로 프린트하여 전달하는 방법이다. 단 10pt 글자로만. 6 pager narratives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하나의 스토리라인을 서술하듯 작성한다 라는 의미로 narratives 를 붙이며, 6 pager라고 불러도 의미는 동일하다.

처음에 이를 봤을때.

엥 ppt는 보통 수십장인데 6장으로 만드는게 별거인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별거가 아니라는 것도 며칠에 걸쳐 깨닫게 되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서술하겠다.

6 pager

6 pager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서론 (Introduction)
  2. 목표 (Goal)
  3. 원칙 (Tenets)
  4. 현재 상황 (State of the business)
  5. 이전 상황 (Lesson learned)
  6. 앞으로의 계획(Strategic Priorities)

놀랍게도 논문과 꽤나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논문의 경우는

  1. 서론 (Introduction)
  2. 방법 (Method)
  3. 결과 (Result)
  4. 고찰 (Discussion)

의 구성을 갖게 되는데. 차이가 있다면

논문은

이런 게 있었고, 요런 문제가 있어서 (Introduction)

이렇게 해봤는데 (Method)

이런 결과가 나왔음 (Result)

이를 통해 이런 의미를 생각 해 봐야 함 (Discussion)

이라는 이미 이루어진 스토리를 기반으로 설득을 갖는다면

6-pager는

이런 게 있는데, (Introduction)

이걸 해야 됨 (Goal)

이러한 기조를 가지고 할껀데 (Tenets)

이전엔 이렇게 해봤는데 이러이러했기 때문에 (Lesson learned)

지금 상황은 이러하고 (State of the business)

앞으로는 이렇게 할꺼야 (Strategic Priorities)

라는 미래의 계획에 대한 Align이 목적이다.

사실 위에서는 상당히 가볍게 구조를 설명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어떻게 들어가면 좋은지도 알아보자.

Introduction

이 문서의 목적을 알린다. Introduction 인 만큼 너무 길지 않게 2–3 문단 정도면 충분하다.

추가로 이 문서에서 다루는 내용이 우리가 이루려고 하는 “비전”에 있어서 왜 중요한지를 같이 서술해주면 금방 완성 할 수 있다.

Goal

이 프로젝트 (미팅의 주제)를 통해 달성해야 하는 것과 달성이라고 판단 할 수 있는 수치를 간단하게 3–4개 정도 작성한다.

Tenets

이 부분이 제일 낯설었는데. 내가 이해하기로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대부분의 경우 해본적 없는 새로운 시도이기에) 의사 결정의 방향이 되는 원칙과 기조를 정하는 부분이다.

가령, 프로젝트를 통해 나오는 결과물의 질과 양 처럼 같이 서로 상충되는 것들이 있을때 어떤 것을 왜 우선으로 할지. 등을 선언 하는 부분 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마찬가지로 Goal 처럼 이름과 짧은 설명 으로 구성된 목록을 작성하면 된다.

주의 할점으로, 미팅의 구성원이 동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이를 설득하는 것이 미팅에서 이루어지는 일 중 하나이며, Align 이후 어쨌든 정해진 이후에는 이 기조를 따라야 한다.

State of the business

작성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프로젝트의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왜 중요하고 어떤 상황이고, 어떤 수치들이 있는지를 작성하는 부분이다.

당연히 많은 내용을 글로 쓰겠지만 참고자료를 첨부해야 할 수도 있다. 6 pager의 또 다른 핵심으로. 추가 적인 정보는 필요로 하는 사람만 볼 수 있도록 (모두가 반드시 보는것이 아니라) 6 pager의 구성을 마친 이후 Appendix에 제한없이 넣어주면 된다.

표현을 빌리자면

  • Current snapshot of the data”,
  • Current activities and their intended goals”

를 서술 하면 된다. (많은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고 어려웠다.)

Lesson learned

바로 이전 State of the business와 유사하다. 그러나 차이점은 이전 시점을 기준으로 어떤 일들을 (어떤 의도를 가지고) 했고 그 결과 어떠했으며 이로부터 얻은 결론을 서술하는 부분이다.

확실하지 않은 것은 ( 이전 시점이 없는) 새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경우는 어떻게 서술해야하지…? 가 고민이어서

내 경우
이전에는 이런 문제가 있어서 이런 기대를 하며 이렇게 진행되고 있었고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중이다.
정도로만 작성했다.

Lesson learned 이기 때문에 이전에 진행했던 내용들이 항상 happy 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것보다 차라리
A를 기대하고 X를 했는데 B가 나와서 Y로 진행해보려고 한다.
같은 스토리가 조금더 “실험정신”에 가깝지 않을까? 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Strategic Priorities

이 부분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실행할지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것이 달성되는지를 서술하는데. 제ㅔㅔㅔ일로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작성하라고 안내 하고 있다. (보통 6 pager의 50–70% 를 차지한다고 하며, 마찬가지로 매우 어려웠다)

크게 2개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goal 달성을 위해 “어떤 가설을 세우고 행동할지” 에 대한 예측과 “이를 이루기 위한 실제 계획”이다.

논문에서는 보통 이전에 다뤘던 내용들을 다시 한번 정리하며 discussion을 작성하는데 6 pager에서는 작성하지 않는다. ( Appendix를 제외하면, Strategic priorities의 마지막이 문서의 끝 )

실제로 내가 참고했던 article과. 내가 작성한 6 pager를 (내용 마스킹) 첨부한다. (아래 article에는 원저자의 예시도 포함되어 있음)

Introduction
Goal
Tenets, 여기까지 1 Page
Stte of the Business, 2 Page
Q2 Lessons Learned, 3 Page (문서 작성 당시 Q3이라, Q2가 이전 시점)
Strategic Priorities, 4–6 Page.

추가로, 위에서 서술 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Narrative라는 목적에 맞게끔 Strategic Priorties의 항목은 Goal 로 부터 이어지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글도 마찬가지지만) 오랜 기간동안 자료를 조사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작성한 이후에 많은 글다듬기(퇴고) 과정을 거치는 것이 매우매우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입장과,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시 한번 다듬는 입장 모두에서.

6 pager 활용

이렇게 고심고심해서 작성한 6 pager는 전부 출력되어 (6페이지니까!) 미팅에 들어오는 사람 모두에게 미팅 시작과 함께 전달된다. 그리고 30분 정도 아무말 없이 각자가 글을 읽는다.

너무나 당연히, 읽으면서 의문점이 생기게 될텐데 우선은 메모를 하고, 계속 읽는다. 만약 6 pager가 잘 쓰여졌다면 그 의문은 뒤의 내용으로 인해 해결이 될 것이다. 물론 tenet같이 논의가 필요한 것도 있겠지만. 글에서는 애매한 부분을 숨길 수 없고, 어떠한 것을 “왜” 하는지 컨텍스트 전달을 충분히 하기 때문에 비교적 의사 소통이 수월해진다.

ppt였다면 미팅을 “보고” 오는 것이지만, 충분히 숙성된 글을 통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발표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리소스를 쓰게 되지만, 그게 맞는 것 같다) 진행 할 수 있는 6 pager. 조금씩 익숙해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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