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삼다수 보러 노들섬 다녀온 후기
물은 답을 알고 있다?
개요
나는 원체 밖에서 물을 잘 사마시는 편도 아니고, 물을 사마셔야할때는 그냥 편의점에서 500원 짜리 아무거나 사마시는 사람인 만큼, 특별히 생수의 브랜드를 신경 쓰지는 않는 편임. (입맛도 높은 편이 아니라 비싼 물이나 수돗물이나 그놈이 그놈이라 생각 ㅋㅋ)
그런데 갑자기 노들섬까지 왜 갔냐. 아래 뉴스 보고 갔다.
작년쯤 부터 브랜딩의 관점에서 궁금한 것이 많아서 굿즈
, 팝업 스토어
와 같은 여러가지 키워드들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보통 이런 것을 참여하는 내 기준은 이런 것 같다.
내가 아는 건가
: 아이돌 팝업스토어 이런 건 못감집에서 좀 갈만한 거리 인가
: 경기권 못감- 신기한, 흥미로운 것이 있는가
- 특히
얘네가 왜 이걸 하는지 모르겠을 때
는 꼭 가는 편 - (온라인) 블로그에 자세한 후기가 있으면 그걸로 대리 만족 하고 잘 안감: 대신 없으면 나같은 사람 보라고 후기 씀
이 행사가 진행되는 노들섬에 있어서 어떻게 가야할지 고민을 잠깐 했는데, 9호선 노들역이나 9, 1호선 노량진역에서도 산책삼아 걸어갈 만 했음
. 동작에서 걸어오긴 조금 빡셀 것 같고 노량진에서 버스를 타고 가도 됨. (용산 ~ 한강 위 동네는 나도 모름)
참고로 진행은 3/24 ~ 26으로 짧게하니 갈 사람은 후딱 가보는 게 좋을 듯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가면 사진처럼 밖에 인생네컷 찍는 기계, 앉을 수 있는 빈백, 페트병 버리면서 뭐하는 것이 있는데 그냥 구경만 했음.
날씨가 그렇게 막 춥진 않았지만 (갈때 그냥 후드 입고 갔다) 미세먼지는 진짜 심각해서, 밖에서 일하시는 직원분들 고생 좀 하실 것 같다.
저기서 보이는 노들 서가로 (QR로고 있는 곳) 들어가면 행사장 2층으로 들어갈 수 있고, 2층에는 딱히 뭐 전시 하는게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대신 카페가 있었나..?)
초럭키하게도 타이밍 맞게 노들섬에 도착해서, 버스킹팀이 공연하는 거 볼 수 있었다. (오후 3–4시라고 함)
1층으로 내려가면 삼다수 관련 사진들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포스터가 엄청 이뻤다. 한장 가져오고 싶을 정도)
그리고, 삼다수 플라스틱 병 갈아서 만든 것을 포함한 여러 재생소재 활용 굿즈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버즈 케이스 졸귀탱. 꼭 봐라 저거 뚜껑도 열림
!!)
그리고 1층 입구 ~ 공연장 사이에는 플리마켓이 운영중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
와 연계해서 7팀이 전시중).
캠페인의 주제에 맞게 재활용소재를 활용한 아이템들이었고, 구매 할 수 있는 신기한 것과 예쁜 것들이 있었음. (개인적으로는 가운데 곰돌이 그려진 부분이 이쁜게 많았음. 물론 친환경 특성상 가격은 안 예쁨 ㅎㅎ)
그리고 오고 나가는 길에 QR코드로 설문을 해서 기프트 카드를 준다고 써있다. (기프트 카드가 아니라 굿즈였으면 그 자리에서 했을 듯 ㅋㅋ)
마지막으로 전시장 안에도 중간중간 스태프 분들이 계시긴 했는데, 공연을 너무 잘하고 계셔서 관람에 방해될까봐 이거 굿즈 어떻게 해야 받아요
같은 것 못 물어보고 그냥 옴. (인스타를 안하니 물어봤어도 못받았을 것 같기도 하고)
제주삼다수가 캠페인을 한 이유에 대한 추측
기업의 모든 행동의 목적은 이익 창출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이 캠페인의 주체인 제주삼다수 (광동제약은 살짝 포인트가 아닌 것 같았음)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그 도메인의 현황은 어떤지 를 보는 것으로 시작하자.
오리온이 메인 주제는 아니고 점유율 보려고
가져온 뉴스인데, 요약 하면 제주 삼다수가 35.7% 1위, 롯데 아이시스가 11.7% 2위, 농심 백산수가 6.8% 3위를 가져간다.
여기서 특이한 건, 제주 삼다수는 생산은 제주도에서 하고 판매만 광동제약
(소매)과 코카콜라 (도매)에서 한다는 것. 이 판매권에 대한 것도 정말 재밌었는데, 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니 잘 정리된 아래 기사를 참조하면 좋겠다.
그러나 어찌되었던 시작부터 “제주
”라는 브랜드를 달았던 제주 삼다수가 꽤 유리한 위치를 먹고 (1위), 기존의 유통 경험
을 가지고 있던 롯데(2위)와 삼다수를 유통
했던 농심 (3위) 그리고 표기는 안되어 있지만 유통대장 쿠팡의 탐사수 같은 “큰 회사들이” 생수 시장을 어느 정도 갈라먹는 상황이라고 생각함.
그런데 이 차이가 점점 줄고 있고 있다.
회사와 사업이 잘 안풀리는 이유는 늘 그렇듯 여러가지가 있지만 나라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막연히 생각해보면, 물 맛은 거기서 거기고, 심각하게 하자가 있거나 카페에서 장사용으로 비싼 생수 써요라고 어필할 것이 아닌 이상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싸고 집앞까지 오는 것”을 기준으로 생수를 선택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제주삼다수는 가격과 유통 모두 다른 사기업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유리할 포인트가 없음
. (제주에서의 바다 건너오는 유통비용과, 쿠팡맨을 이기긴 어렵지)
다른 “사기업”에서 생산 한 생수와 품질이라는 차이점
을 주기 위해 (당연히) 제주에서는 여러 기준들로 관리를 하고, 유통하는 업체에 그 기준들을 맞출 것을 요구 했는데…
아무래도 많은 회사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4년마다 재계약해야하고 까다롭게 하느니 그냥 자사 브랜드로 생수 만들어서 팔자.
라는 견적이 났다고 한다. 심지어 2008년에는 50%가 넘는 점유율이었던 삼다수가 위 기사에는 35%까지 많이 떨어졌다고 하니 더더욱 굳이 제주에서 아쉬운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는 것. 그나마 광동제약은 드링크류의 유통이라는 자사의 기존 사업과 어느정도 시너지
를 낼 수 있기 때문에 한게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튼 제주와 같은 배를 탄, 광동제약도 이 삼다수를 잘 팔아보기 위해 나름대로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본체인 제주 입장에서도 이것저것 시도를 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
삼다수는 품질은 좋다
는 것을 어필해볼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혹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품질은 상향평준화
되어있기 때문에 (생수의 품질이 구리면, 식약처 형님들이 이놈! 할껄?) 친환경이라는 방향의 브랜딩
으로 틀어버린 것 같다.
너네 생수 잘 마시고 있지, 근데 그 플라스틱 많이 나오는 거 어떡할꺼야
그래서 우리는 재활용(ESG) 에도 신경 쓰고 있어 ㅎㅎ
이런 맥락으로
그래서 (아마 제주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게 아닐까) 전시에서 “광동”이라는 글자는 거의 본적이 없고, 3월 24 ~ 26일이라는 3일 동안만 짧게 캠페인의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아닐까? 노들섬이 대관 비용이 싼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는 잘 모르겠지만, 강남이나 홍대 성수 한복판에서 친환경해요 ! 라는 것보단 한강 섬위에서 친환경해요 !
라는 게 조금 더 그럴 듯한 느낌도 있고…
아무튼 삼다수가 좀 쫄리는 상황에서 다른 생수와의 차별점을 두려는 시도
로 노들섬에 캠페인을 했다 정도. 라고 나는 생각한다. (실제로 사전 / 사후 설문 문항들을 보면 그런 의도가 티나기도 하고, 아마 캠페인 마치고 좀 있으면 방문객의 대부분이 제주 삼다수를 통해 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라고 조사되었다
~ 와 같은 홍보 기사가 날 듯)
친환경과 그린워싱
여기서 부터는 삼다수랑은 관계 없이 그냥 친환경/ESG란 단어를 이전부터 보면서 자주 느꼈던 개인적인 생각이다.
- 사용 과정에서
기존 방법에 비해 친환경적이라고 하는 배터리
조차도, 배터리는 만드는 과정과 사용 이후 폐배터리에서 환경에 꽤 위험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2. 이름에 에코가 들어있는 에코백도 마찬가지
, 이러한 것들은 여러번 써야 친환경으로써 의미가 있는 건데, 그 과정은 “반환경”적인 기존 방법에 비해서 다른 과정에서의 리소스를 더 쓰게 된다.
3. 심지어 중국은 폐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 페트병을 만들자마자 부셔서 “재생원료”로 바꿔버린다고 (뭔…)
억지 지표를 위한 업무처럼, 너무 친환경이라는 단어에 매몰
되서 순서를 뒤틀어버린게 아닐까 생각한다.(“친환경” 과 “재생소재” 산업은 조금 맥락이 다르겠지만, 내가 그 도메인 전문가는 아닌지라 그냥 혼용해서 쓰겠음.)
아무튼, 이러한 “친환경” 비즈니스는 기존의 공급되는 재료로의 최적화된 생산 프로세스에 비해 추가로 재료로 공급할 수 있게 세척등의 재가공 프로세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단가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고 한다.
비용이 높다는 건
, (극단적인 예시로 기존 방법으로 2개 만들수 있는걸 1개만 만든다는 이야기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동일한 이익을 내기 위해” 더 많은 리소스를 태워야 한다
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인력 외에도 환경 자원 소모가 많다
는 거고(그게 아니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던가)
이를 풀기 위해서, 진짜 똑똑한 선생님들이 열심히 추가 가공 단계가 필요하지 않은, 그 자체로 재활용 할 수 있는 것들을 연구하고 활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 이외의 문제로 “상용화된 친환경”까지의 길은 멀다
고 생각한다. (물론 여전히 박수 받아야 할 노력임)
그럼 이렇게 “비효율적인” 비즈니스가 굴러가는 이유가 뭘까?
기업은 어쨌든 이렇게 해도 이익이 나니까. (브랜딩 차원에서의 이익이던, 소비자한테 전가한 비용을 통한 이익이던)
그럼 소비자는? 이게 진짜로 환경에 도움이 될 거라고 알고 있거나, 아니면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던가. 이 다른 의미를, 좀 천박하긴 하지만 “면죄부 비즈니스”
라고 표현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돈으로 죄를 조금 지어도 괜찮아
라는 면죄부처럼, 비싼 친환경 제품이 돈으로 1회용 플라스틱 쓰는 건 괜찮아
와 같은 환경에 대한 면죄부 역할을 하는 것 (아님말고 면죄부 팔던 시절에 안살아봐서 잘 모름)
여러번 써도 튼튼하게 설계 된 페트병도 정작 재사용하지 말라고 권장되는 상황
에서 우리는 뭘 할 수 있을까? (심지어 우리나라가 백날 노력해도 미/중의 영향이 압도적으로 큰 현실은 좌절스럽다)
답은 역시 타노스 형님
인가
라기 보단, 늘 그러했듯 기술의 발전이 해결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비닐도 원래는 다회를 고려한 거지만, 편의점 봉투 여러번 쓰는 사람 없잖슴, 혹은 위 쿠팡 프레시백만 봐도…) 개개인에서부터 시작된 작은 노력들이 결실을 맺지 않을까. 아 잘 모르겠다~
번외
- 탐사수는 유통에서는 압도적으로 좋은데, 여러 회사들의 생수를 라벨만 씌워서 파는 것이라 품질에서는 좀 이야기가 있더라.
- 내가 이 기사보다 더 사진 많이 씀 ㅋㅋ
이런 것도 있음.
- Ecosia
검색할때마다 나오는 광고 수익으로 나무를 심는 그런 사이트
- 알맹상점
코리안 제로웨이스트
- 서울에는 인프라가 잘 되어있고, 동네 도서관도 마찬가지. 공유경제 KIA !
- 역시 K-산림청이 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