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증권 해지 하기

사용자에게 삼연벙하는 서비스

Jinhwan Kim
8 min readJun 2, 2023

이런 상황을 생각해보자.

  • 친구가 여차저차해서 갑자기 자기한테 돈을 줘야한다고 한다.

그럴 수 있지.

  • 근데 돈을 달라는 이야기를 밤 10시에 한다. 밤 11시까지 달라는 말과 함께.

좀 그렇지만, 그럴 수 있다. 급한 사정이 있을 수 있으니까.

  • 여기서 아까 말한 11시까지 안주면 연 10%에 육박하는 이자를 붙이겠다고 한다.

이제 슬슬 짜증이나지만, 꼭 달라는 뜻으로 이해를 해보자. 그럴 수 있다.

  • 이어서, 돈을 주고 나니 한번 더 달라고 한다.

처음에 달라고 할때 합쳐서 이야기하지. 왜 따로 이야기를 하는지, 뭐하는 새낀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럴 수 있다. 계산 하면서 빼먹었을 수도 있으니

  • 마지막으로 한번 더 달라고 한다.

(나쁜말)

친한 친구나 가족한테도 이 짓을 하면 욕한바가지 먹고 손절 당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이건 “금융”하는 회사에서 나한테 했던 실화다 ㅋㅋ.

서비스 품질 관리를 위한 대화내역 보관이 킬포

참고로 빚 독촉도 이런식으로(오후 9시 이후 글을 전달) 하면 불법이다.

출처: 생활법령정보

아무튼 야밤에 뜬금없이 3연벙을 당한 나는, 이 토스증권이라는 회사가 10시 59분까지도 또 다시 돈달라는 카톡을 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산책하다말고 11시까지 안절부절해야했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토스 증권 서비스 해지하기를 검색했다.

그런데 역시나 다크패턴으로 유명한 토스답게, 서비스 가입은 쉽지만 해지는 귀찮고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했다. 이 과정을 소개한다.

사용자가 토스 증권 해지를 하려면, 토스 증권에서는 해지를 위한 조건들을 안내한다. 물론 위 조건들을 이미 만족했다면 한번에 해지할 수 있고. 원래 이거 말고 몇개 더 있었는데 스크린샷을 안찍어 글로만 쓴다.

5월 30일이 이렇게 기다려지긴 또 오랜만
  1. 잔액 및 잔고 비우기

잔액은 그냥 다른 계좌로 이체하면 된다. 단 외화의 경우 바로 이체가 안되기 때문에 원화로 환전 후 이체 해야 함.

주식 잔고를 비우는 것이 까다로운데, 맘같아선 그냥 다 팔고 현금을 이체하고 싶었지만 (물린 손실이 너무 커서) 토스 증권의 주식을 다른 증권사로 이체, 출고 해야한다.

당연히 출고가 토스 어플만으로는 되지 않고, 고객센터에 전화 후 종목 당 수수료를 내면 상담 선생님께서 출고를 진행해주신다. (이는 타 증권사들도 대부분 동일)

2. 배당 등 권리 기다리기

앞서 말한 (물린 손실이 큰) 종목에서 토스 증권 계좌로 배당을 준다고 하여 (배당 안 줘도 되니까 주가를 살려줘 ㅜㅜ) 이를 받을 때까지는 토스 증권 계좌를 해지 할 수 없다.

번외로 토스 특유의 토스앱 켜고 니 데이터를 팔면 대충 10원정도를 줄께 하는 서비스 류 중. 해외 주식 10원 정도 어치 줄게 ! 가 있는데,

만약 !!!! 이 이벤트에 참여했다면 !!! 주식이 바로 오는 것이 아니라, 며칠 지나서 오기 때문에 이를 기다려야 하고. 심지어 이를 팔아 (2 거래일 후 반영) 원화로 환전하기까지 또 기다려야 한다. (바보)

이 와중에 원화를 다른 계좌로 이체할때마다 등장하는 토스 송금 미션 어쩌고 (보험 관련) 때문에 토스도 해지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안에 할듯?)

이를 기다리는 동안, 아 그냥 귀찮은데 해지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정말 많이 들었지만, 토스 증권 해지를 캘린더에 일정까지 박아놓고 2주를 더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긴 기다림 끝에 계좌 해지. 끼요오오옷ㅅㅅㅇ (그 와중에도 신용불량자가 어쩌고 저쩌고… 저 미수금도 당일 밤 10시에 1시간 남기고 얘기할 듯)

토스 증권 해지 과정을 다루는 글은 꽤 있지만 (나도 일부는 참고했고)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이전의 1회성 이벤트로 뿌리는 주식 받자마자 해지하는 사람도 있고, 그냥 어플이 많아서 삭제하는 김에 해지하는 사람도 있고, 각자의 이유가 있는거지.

나도 저 3연벙이 트리거가 되었을 뿐, 토스 증권의 기능이 압도적으로 좋았다면 아이고 그럴수 있죠로 울며 겨자 먹으며 썼을 테니까.

그렇지만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 “불법 같은” 3연벙에 대해 아무말 없이 은근슬쩍 넘어가는 회사의 서비스를 쓰는 것은 여전히 좀 꺼려진다.

여기서부턴 개인적으로 느낀 토스 증권의 단점이다. 장점을 이야기 하지 않는 이유? 대표가 마케팅 전문가인데 나보다 알아서 잘 홍보하겠지.

  1. 증권회사지만 매매가 불가능한 종목이 있다.

놀랍게도 사실이다. 지금은 되는 것들도 있지만 이전에는 맥쿼리인프라 같은 코스피 종목도 거래가 안됐다.

공매나 주식 대여, 신용매매 RP, 발행어음, 선물옵션, 증권사 리포트, 매매 추이, 청약 등 다른 증권사들에서 정상적으로 제공하는 기능들이 없는 것도 포함하자.

2. HTS가 없다.

이건 엄밀히 나는 그렇게까진 체감한 것이 아니지만, 전부다 MTS 그것도 토스 앱을 통해서만 거래를 할 수 있게 강제하는 것은 너무 MAU 뻥튀기를 위한 속생각이 보인다고나 할까. (그러나 차트나 지표 등 종목과 관련된 데이터가 이전에는 구렸지만, 점차 구현되고 개선 되기도 했으니 시간이 지나면 해결 될 것이라 생각함)

증권회사는 이걸 해야한다. 로 한정하는 것이 이상하지만 동시에 이걸 안하는 이유는 또 뭐람. 이라는 생각도 든다.

토스는 놀라울만큼 계산이 치밀하고 뛰어난 조직인만큼, 위 기능들은 조직의 이익에 큰 기여가 없어 (혹은 정책과 같은 내부 상황을 이유로)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정도로만 생각한다.

3. 커뮤니티

토스 증권이 기존의 다른 증권사와 차별되는 기능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특정 종목에 대해 사람들이 의견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엥 네이버 종토방이랑 뭐가 다름?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용자 옆에 저렇게 “자산가” “주식 고수” 같은 뱃지를 달아버리면 주식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토스증권의 주요 타겟 고객이기도 한) 어 고수가 사라니까 사야겠다. 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꽤 위험한데, 주식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왜 항상 아 이건 투자 권유는 아니에요 같은 말을 할까? 투자 권유가 법적으로 자격이 있어야 하기 때문임.

근데 저 사람들이 금융 어쩌고 자격증이 있을까. 잘 모르겠음. 심지어 저 뱃지의 조건들이 뭔지도 공개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극단적으로는 토증에서 어떤 사람이 그냥 주식킹왕짱울트라고수 뱃지를 달고 바람잡이를 몇명 매수해서 커뮤니티를 리딩방처럼, 유사 투자 자문 업체처럼 활용할수 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4. 토스증권은 스스로를 증권회사보단 이벤트 회사로 생각하는 것 같음. (내피셜)

아래는 이전에 보고 어이가 없던 기사였는데 만약 내가 토스증권 직원이었다면 쪽팔려서 설문조사 공개 못할 것 같다. 주식 서비스를 만족하는 이유 1위가 이벤트라니.

토증 서비스에 얼마나 만족하시나요. 에 매우 만족과 만족이 81%인 것을 어필했는데. 만족 안하는 사람이 뭐하러 설문조사를 하겠냐… 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NPS로 환산하면 더 부끄러운 데 말이지

출처: https://ko.surveymonkey.com/mp/nps-calculator/

물론 토스증권이 이마를 탁치게하고, 와 쩐다 하는 디테일 쩌는 기능들도 있어 다른 증권사들에게도 여러 영감을 주는, 멋진 사람들이 모인 멋진 조직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치만 3연벙을 당한 것과,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딱히 엮이고 싶지 않은 조직인 것도 사실이다.

번외

  • 나는 금융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그냥 토스 증권을 이 글처럼 생각한거고, 아래는 “금융 전문가” 빌런킴의 토스 증권에 대한 관점을 다룬 글.
  • 토증 해지하는 김에 다크패턴에 세트로 등장하는 쿠팡도 해지했음. 그 와중에도 쿠팡 와우 하실? 진짜 안할래? 이러던데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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