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능이라는 환상 (짧음)
대체 불가능을 대체 가능으로 만들기
요즘 알고리즘을 어떻게 탔는지 대체 불가능한 인재
, 대체 불가능한 개발자
, 대체 불가능한 직업
등…을 다루는 글이 종종 등장한다.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어라 !
라는 말이 틀린 말이라고는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와도 (약간의 트레이닝으로) 비슷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고치자.
조직의 입장에서는 내가 늙거나, 몸값이 올라간다거나, 트러블이 생기는 등의 “불편한 상황”이 오면 대체 인력을 금방 싸게 구해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위 기사에 나오는 예시 중, 통역사 (번역가) 를 예로 들어보자.
“기가 막힌” 번역가가 아닌 초보 수준의 번역가라면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훨씬 싸게 만들수 있는 구글 번역
, 파파고
, deepL
등 좋은 툴들이 이미 많이 있기 때문에 “가성비”의 이유로 대체 될 것이고, 그러니 번역가의 미래는 어둡다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 비슷한 논리로 chatGPT
, 코파일럿
, 오토GPT
같은 고수 인공지능들로 인해서 개발자들 또한 대체 될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사람은 다른데요!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같은 맛과 품질, 결과가 보장된다면 3만원짜리 오마카세 갈래 아님 30만원짜리 오마카세 갈래. 나는 탈세 목적 아니면 3만원짜리 갈 거임…
아무튼 이러다보니 (쉽게 짤리지 않게) 대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자. 의 스탠스로 이야기를 많이들 하는 것 같다.
대체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가성비 = 퍼포먼스 / 비용
이라 정의할 때, 비용의 관점에선 더 어리고 빠릿빠릿하고 똘똘한 다음 세대를 절대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으로 집중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아님 말고)
대체 불가능의 단점
그럼 어쨌든 퍼포먼스를 엄청나게 올려서 대체 불가능한 일
, 다시 말해 나만 할 수 있는 일
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좋기만 할까?
(안해봐서 모르고 하는 말이지만) 나는 케바케이고, 일을 할지 안할지를 내가 결정 할 수 있을때
라는 조건이 있는 상황에서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나만 할 수 있는 일
은 다른 사람이 못하거나, 안하는 일이라는 전제가 붙는데. 노력의 Input > 성과의 Output이라는 방향으로 보면 못하는 이유는 Input이 너무 커서
, 안하는 이유는 Output이 너무 작아서
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output이 작은 이유는 수요 < 공급이기 때문.
그렇다면 무형문화재처럼 대를 이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없는 이상 작은 회사의 오래된 레거시 (심지어 다른 곳에서는 쓰지도 않아 이직도 어려운) 를 유지하기 위해 남들 안하는 언어로 개발을 할 이유가 있을까…?
후세대는 당연히 안하기 때문에, 나만 할 수 있는 일인지라 싫어도 시스템이 터지면 내가 가서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그나마 내 회사가 아니라면 퇴사라도 할 수 있지만, 내 회사라면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비싼 돈 들여 외주로 유지하거나, 마이그레이션을 하거나 아니면 사업을 접는거지.
대체 불가능한 일을 하면서 내 선택이 없으면, 대학병원 의사처럼 환자가 생겨서 36시간 연속 근무 후 쪽잠 자다가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기 때문에 일을 해야함.
반대로 대체 불가능한데 내 선택이 있다면. 애플처럼 슈퍼슈퍼 갑이 되는 거고. 이 선택지를 목표로 대체 불가능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되게 노력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내 일을 대체 가능하게 만드려는 이유
스포) 내 퍼포먼스를 압도적으로 올리는 것에 비해 이게 더 쉬워보이기 때문
이전에 봤던 책 어디서 이런 맥락의 이야기가 있었다.
자신의 업무를 대체 불가능한 성역으로 만들어버리면 밥그릇은 지킬 수 있지만, 자신의 업무를 다른 사람을 통해 할 수 있게도 한다면 승진을 한다.
그래서 스스로가 하는 일을 체계적으로, 문서화, 시스템화, 자동화 등등..을 해서 니가 일을 하지 않고도 일이 굴러가게 해야한다.
대충 이런 맥락이었는데 그때는 이 문장을 별로 공감 못했다.
왜냐면 내 일을 좀 알아서 굴러갈 수 있게 해놓고 새로운, 재밌는 일하러 다른 팀으로 옮겼는데, 후임자가 내가 만들어 놓은 걸로 개꿀 빨면서 하는 일 없이 논다고 나한테 이야기가 엄청 많이 왔기 때문. (그 사람의 워크에씩이 가장 큰 문제였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근데 요즘은 이 문장이 다른 관점으로 많이 생각나고 있고,
어떻게 해야 내가 하는 일이 좀 대체 가능해져서 내가 하지 않아도 일이 굴러갈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여기서 전제 되어야 하는게 몇가지 있다. 이건 상황에 따라 틀릴 수 있지만 그렇다고 치자. (예를 들면, 길거리 청소는 2 3은 만족하지만 1은 아님)
- 일은 할 수록 돈이 만들어진다. (BM…?)
- 일거리는 거의 무한해서 일을 하기 원하면 계속 할 수 있다. (수요 > 공급)
-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의 리소스를 무조건 소모한다. (완전 자동화 불가)
나는 내가 속해있는 회사가 돈을 더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넘쳐나는 돈을 주체를 못해서 나한테도 좀 버릴 정도로… ㅋㅋ 아니면 코스닥 바이오 회사들처럼 일이 돈을 버는 것 외에도 돈이 돈을 버는 회사가 되는 것도 괜찮을 듯.
그래서 회사가 돈을 어떻게 버느냐. 를 좀 고민해봤는데
- 자체 서비스 / 프로덕트가 없고 병원, 공공기관의 일을 주로 하는 구멍가게이기 때문에… 일을 하는 만큼 비례해서 정직하게 돈이 벌리는 구조.
- 다행인 점은 업계 특성상 수요는 적지만 공급이 더 적어서 캐파 감당이 안되어 일을 깠으면 깠지, 일이 없어서 발 동동인 적은 많지 않다는 것.
- 추가로 나는 (내가 하는 일이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못 하는 것이 아닌 안 하기 때문에 내 의지와 관계 없이) 대체 불가능한 일을 하는 중.
즉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선 매출 = a * 일하는 시간 + b
라고 볼때 a를 엄청 올리거나, b를 찾기 전까진 계속 열심히 성실하게 일을 해야 한다
는 결론이 나온다. (a는 생산성과 효율성의 문제인데, 클라이언트들이 매번 다르기 때문에 아직 이를 어떻게 올릴 수 있을까는 여전히 고민하는 문제임)
그렇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선 3가지 접근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 일을 더 많이 따오고 더 많이 함 (일하는 시간 증가)
- (캐시카우) 자체 서비스를 만듬 (b)
- “버티컬 스타트업들처럼” 다른 분야로 확장 (?)
근데 2, 3은 말이 쉽지 신사업이고, 신규 창업이잖슴. 내 영역이 아님.
그래서 결국 1. 일을 더 많이 해야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양은 한계가 있는데 일을 더 많이 하려면… 내가 분신술을 쓰거나, 정신과 시간의 방을 가져오는게 아닌 이상 어렵다.고 찡찡대던 중에
나는 분신술은 못쓰지만 만약 내가 일하는 방법을 99% 비슷하게 따라할 수 있는 다른 직원이 있다면
, 거의 분신술 아님?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99% 분신으로 대체 가능하다면, 나는 일을 하나만 하고도 회사의 매출은 2배 이상이 되어버리는 기적의 계산
이 나오는 것이다. (분신 인건비는 대표가 고민하것지)
대체 가능한 분신을 만드는 법
솔직히 모른다, 지나가던 귀인이 와서 알려줬음 좋겠다. 진짜로
그치만 알아야 할 것 같기 때문에, 여러가지 시도를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냥 생각하는 것은, 어쨌든 마치 내가 만든 것처럼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 나는 어떤 것을 어떻게 만드는 지 먼저 명확하게 한다.
- 이를 따라 하기 위해선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지 정리한다.
- 똘똘한 분신 유망주를 선별, 채용한다.
-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트레이닝을 시켜 분신을 만든다.
- 분신이 내 99%를 하는 동안, 나는 새로운 것을 하던가, 분신이 따라 할 수 없을 상한을 더 늘린다. (아님 꿀빨면서 놀던가 ㅋㅋ)
어 이거 논문 공장형 대학원 아닌가…? 그럼 분신이 졸업해서 나가면 어떡하지?
이 뒤 쓸 말이 더 있긴 한데 (짧음) 이라고 했으니 이만 줄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