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미디엄 파트너 프로그램이 열렸다
“미디엄 써라”라고 하기엔 그 정돈가 싶기도 하고
이제는 IT 취업 시장이 좀 망가져서 상대적으로 덜한 것 같긴한데, 한때 개발자 블로그에 대한 유행이 엄청 났다.
취준생은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의 하나로써, 재직자는 트렌드 팔로우와 스터디를 위한 방법으로써, 그리고 셀프 브랜딩 이라는 키워드 등으로 하여튼 개발자 블로그는 엄청 유행을 했다. (지금도 여전히 velog에는 수많은 부트캠프 출신들의 pandas 101 이 있을 것 같단 말이지)
아무튼, 그 과정에서 잊을 만 하면 보이는 글이 나 블로그 플랫폼 옮겼다 !! 혹은 내가 이거 저거 다 써봤는데 이게 제일 좋아서 이걸로 왔다 ~~. 와 같은 글이다. (Morethanlog 글 참고, 별도로 Morethanlog는 요즘은 업데이트 안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때 내가 사용하는 미디엄에 대해서는, 다 좋지만 2가지 단점 정도를 자주 언급했다.
- UI 선택지의 제한이 크다
- (대한민국에서는) 수익 창출이 어렵다.
이 때 UI는 커스텀 구글 익스텐션으로 수정 가능하다는 것을 언급했다.
그리고 2024년 7월, Medium roundup에서 여러가지 소식들이 업데이트 되었고, 그 중 하나가 파트너 프로그램 국가 확장이었다. (블로그에 리뷰 된 건 8월 8일이고, 파트너 프로그램 열린 건 8월 말쯤)
이제 거두절미하고, 미디엄 파트너 프로그램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신청하는지, 선정 되고 나면 어떤 것들이 가능한 가를 다뤄보고, 마지막으로 파트너 프로그램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써보겠다. (이하 파트너 프로그램이라고 퉁치게 슴)
파트너 프로그램이란
간단히 말하면 사람들이 내가 쓴 미디엄 글을 읽을 때마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하는 멤버십 기능. 이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인 블로그 플랫폼에서의 수익 창출 구조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그런데 미디엄은 광고를 태우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수익구조가 불가능하고, 대신 아래처럼 멤버십과 프리미엄 콘텐츠에 기반한 수익구조로 대체했다.
미디엄은 처음부터 (디자인 / SEO / 에디터 등은 우리가 대신 해줄테니) 글을 쓰는 것에만 집중해라 라는 모토로 나온 것으로 알고 있고, 독자에게도 (글의 퀄리티는 우리가 적당히 큐레이션 할테니) 글을 읽는 것에만 집중해라 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 셈.
그런데 왜 한국 사용자들은 수익 창출이 불가능 했냐.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한데, 미디엄은 수익($)을 지급하기 위해서 Stripe라는 서비스와 해외 입금이 가능한 계좌가 필요한데. 그 동안은 이 과정에서 한국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Stripe는 한국 계좌로 불가능하지만, Payoneer를 사용해서 우회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사실 지금도 헷갈림 어쩌면 뭐 잘못 설정했을 수도 ㅋㅋ)
파트너 프로그램 신청하기
파트너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을 만족해야한다.
- 미디엄 유료 멤버십 가입 (연 $50, 월 $5인데 할인 기간에 하면 20% 정도 쌈)
- 최근 6개월 이내에 아티클 작성
- 은행 + 세금 등 조건을 만족하는 국가에 거주 (이번에 한국 허용)
- 18세 이상
이전에는 Follower 수가 100 이상이라는 조건이 있었고 유료 멤버십 가입 조건이 없었다.
이 중 3번 과정이 굉장히 번거롭고 빡센데 Stripe 계정이 있어야 하고, 세금처리를 위한 정보를 기입해야 한다.
다행히 내 경우 이전에 udacity 멘토로 선정 되면서 해외 수익에 대한 세금 정보를 채운 적이 있어서 Taxpayer information을 잘 해결할 수 있었다.
참고로 $ 입금을 받기 위한 계좌는 하나은행의 하나 밀리언통장을 추천함.
신청 후 며칠 정도 심사를 거치고, 통과 되면 선정 메일이 온다.
파트너 프로그램 선정 이후
다른 Member-only 아티클을 읽을 수 있는 것은 파트너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위해서 이미 멤버십에 가입 했어야 하기 때문에 크게 의미가 없기 때문에 체감 되는 차이는 아티클을 작성할 때 나타나는 Paywall 을 설정 여부 버튼 딱 하나다. (물론 아래는 예시를 위한 이미지고, paywall 설정 안했다)
이 옵션이 생기고 난 후 적은 고민을 했다.
- 내가 드디어 미디엄 블로그로 수익을 버는구나 돈 너무 많이 벌어서 국세청에서 이놈하면 어떡하지 와 같은 쓰잘데 없는 고민 3분 정도.
- 글을 유료 / 무료로 나누는 기준은 무엇으로 정할 것인가.
2번 고민이 꽤 오래 걸렸는데, 왜냐면 나는 블로그에 온갖 주제를 다 쓰고, 어떤 글은 정말 굉장히 짧은 글이거나 회고 처럼 별 의미 없는 글인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이전에 썼던 글들은 유료 설정을 바꿀 수도 없기 때문에 (물론 SEO 작살 나는 것을 감안하고 삭제 후 동일한 내용을 재업로드 하면 된다) 더 고민이 많았다.
결국 하나의 선택지는 한국어로 쓴 글은 무료로 풀고, 영어로 쓴 글은 유료로 하자 였지만, 내가 영어로 쓰는 글들은 대부분 한국에선 관심 별로 없는 기술 관련 주제들이라 외국 사람들보고 읽으라고 쓰다보니 이를 유료로 걸면 오히려 읽는 것에 장벽이 생긴다는 딜레마가 생겼다. 애초에 나도 대부분 무료 글들 (미디엄 밖에서도)을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
그래서 아직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고, 그 때 까지는 그냥 쭉 무료로 쓰지 않을까 생각. (한가지 시도는 외국 독자가 많은 Publication, News letter에 기고 할때 유료로 하자를 고민 중이다)
미디엄 파트너 프로그램, 그 정돈가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의 관심사 중 하나는 아마도 그래서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수익 얼마씩 나는데?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기존의 증언에 따르면 대충 1000 뷰당 10 ~ 100 달러를 예상하면 된다고 한다.
내 기준 1000뷰 언저리로 나온 글은 10개 정도인데, 제일 높은 Morethanlog 가 1년 반 동안 8.4K, 그 다음으로 높은 6 Pager가 3년 동안 7.8K 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한국어여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
확실히 글로, 특히 IT 글로 돈벌기는 정말 어려운 만큼 수익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고 수익이 나더라도 세금 + 멤버십 비용이랑 (연 $50) 대충 퉁친다고 생각하면 충분하다.
만약 IT 글로 돈 벌고 싶다면 요즘IT를 정말 정말 강력하게 추천한다. (물론, 쉽진 않다. 관심 있으면 커피챗 가능 !)
글의 수익이 조회수 (+ 박수 팔로우 등 기타 상호작용)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만큼, 결국 많이 읽혀야 수익이 나는 것인데 그럼 많이 읽히는 글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봐야한다.
나는 IT 블로그의 글들을 크게 난이도와 트렌드라는 2가지 축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난이도”라는 표현보다는 “GPT한테 물어봤을때 잘 안나오는 글인가" 혹은 ‘Novelty” 로 보는 게 더 괜찮을 듯.
아무튼, 왼쪽 아래의 “코린이 블로그” 글은 초초 입문자를 대상으로 한 글이고, 글을 맛깔나게 쓰거나 남들이 잘 다루지 않는 특수한 주제 (예를 들어 포트란)를 다룬다면 출판사나 교육 회사의 간택을 받아 책 / 강의를 만들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퀄리티가 좋지 않고, 정말 많은 글들이 해당 되기 때문에 (초초 레드오션) 제목에서 어그로를 끌지 않는 이상 조회수가 높을 수가 없다.
두번째로 오른쪽 아래의 “SNS”글은 대체로 유익한 편이지만 깊이가 짧다. 이 글들을 꾸준히 잘 쓰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데 그 이유는 SNS에서 따봉을 많이 받다보면 관심에 주화입마하여 나중엔 별 쓰잘데 없는 브런치식 감성팔이 글을 쓰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
무엇보다 애초에 이 분야 전문가인 DevRel / Advocates / Tech Influencer 들을 일반 개발자들이 이길 수가 없다.
세번째로 오른쪽 위, 어렵고 트렌드가 빠른 신기술.
이 부분은 본인이 신 기술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내 생각엔 우리나라는 만들어진 기술을 갖다 쓰는 건 기가 막히게 잘하는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개발자들은 1%도 안되는 것 같다.
있어도 대체로 학계 / 연구소에 있고 그나마 ML 모델러들은 점수 올리는 방면에선 도사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실제로도 유의미한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모두의 연구소나 가짜 연구소 같은 커뮤니티에서 종종 이런 내용이 튀어 나온다고 생각.
자 그러면 결국 일반 개발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분야는 왼쪽 위.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은 개인의 경험을 다룬 주제여야 하는데 역설적으로 이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적용되는 클래식한 주제가 아니라면, 개인의 사색과 취향의 관점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야만 관심을 끌 수 있다.
지금은 죽었는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PAP, 혹은 기묘한 선생님의 트렌드라이트 정도가 이 분야에 해당한다고 생각.
만약 상당히 취향을 타고, 사색과 경험, 관점이 중요한 클래식한 글. 을 꾸준히 잘 쓸 수 있다면 미디엄 혹은 블로그 플랫폼 보단 독립적인 뉴스레터 발행이 훨씬 낫다.
그러니 결국 이러나 저러나 취미 정도로 가볍게 틈틈히 쓰면서 엄청난 조회수를 바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딱 하나, 이미 자신이 업계의 슈퍼 셀럽이면 가능하다. 실제로 호날두는 하루 만에 유튜브 1000만을 채웠다고 함 ㅋㅋ)
아무튼 나는 강추까진 아니고, 파트너 프로그램 하면 이렇더라 정도의 톤으로 마무리 짓고 싶다.
미디엄 파트너 프로그램은 예전보다는 훨씬 낫지만. 그렇다고 안하는 것보다 좋은지도 잘 모르겠고, 취향 맞으면 해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