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AARRR, Voice Of Customer

그로스를 위한 또 다른 마법공식

Jinhwan Kim
13 min readDec 22, 2021

개요

그로스에 빠져. 아니 미쳐있는 우리에게 AARRR은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지표입니다. 즉, Acquisition / Activation / Retention / Revenue / Referral 로 구성된 이 지표들은 별로 중요하게 볼 필요 없는 Vanity Metrics를 넘어서서 “Actionable하다” 라는 장점이 있어서 자주 인용 되곤 하는데요.

해적지표라고도 불리는 이 AARRR의 전제 중 하나는 “우리의 프로덕트는 충분히 좋다”. 라는 가정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의 경우 어설픈 전제이기도 하죠.

우리 작고 소중하고 하찮고 귀여운 프로덕트

프로덕트가 좋은지 확인 하는 스카우터가 없기 때문에, 아쉬운 대로 우리는 매출을 통해서 확인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매출은 프로덕트의 기반을 이루는 아이디어와 이를 구현하는 기술 그리고 현재의 시장상황 이라는 3가지 변수들의 결과 라는 것을 아시나요? 그렇기 때문에 프로덕트가 좋은지를 확인 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작성하는 글에서는 이 아쉬운 상황을 조금이나마 해결 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측정하는 방법 중 하나인 VOC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VOC가 뭔가요?

상소, 역사와 전통이 깊은 K-VOC

VOC는 많은 부분이 단순하고 짧은 (질의)내용이지만, 사람에 따라서 피드백 (건의, 칭찬, 불만)을 쏟아내는 창구 정도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직접 VOC를 다루지 않는 조직 구성원에 입장에서 이 정도로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VOC를 잘 활용한 예시를 먼저 소개해드릴게요.

가트너의 2006년 연구에 따르면, VOC를 잘 활용하는 것 만으로도 15~ 20%의 판매 증가 (upselling & cross-selling) 효과와 리텐션에 쓰이는 비용도 25%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다른 에버딘 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고객 리텐션 외에도, 직원 참여율 (Employee engagement rates) 과 CS cost도 유의미하게 줄어든다고 하는데요.

AARRR이라는 나이스한 지표에 직접적으로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이들 못지않게 중요하다 라는 것은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VOC는 뭔가요?

Voice of Customer. 직역하면 고객의 소리로써 원래는 프로덕트나 서비스에 관한 생각을 통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MIT에서는 아래와 같이 정의했습니다.

[VOC] provides a detailed understanding of the customer’s requirements, a common language for the team going forward in the product development process, key input for the setting of appropriate design specifications for the new product or service, and a highly useful springboard for product innovation.

여기서 우선 중요하게 볼 부분은 2가지입니다.

  1. Detailed understanding of the customer’s requirements
    사용자가 정확하게 어떤 것을 원하는지 파악
  2. Common language for going forward in product development
    앞으로의 프로덕트 개발에 대한 팀의 공통 목표

물론 사용자의 모든 피드백을 반영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그래야 한다면 저는 애플에 가격이 너무 비싸요. 라는 피드백을 엄청 날렸을거에요)

그렇지만 적어도 이러한 VOC를 반영하는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면 조직의 매출을 떡상시키는데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X 팀이 아니어도!)

VOC 프로세스

개인의 경험에 의한 것으로 다를 수도 있습니다.

VOC 프로세스는 이러한 과정을 거칩니다.

여기서 수집 단계는 설문이나 자체 게시판, 이메일, 상용툴등을 활용해서 진행됩니다. 꼭 이러한 “마음의 편지”와 같은 방법 외에도 NPS나 만족도 조사도 VOC로 고려 할 수 있을 거에요.

어떠한 내용이던, 대부분의 경우 그 데이터 자체는 (어딘가에) 잘 쌓여 있어서 원하면 접근할 수 있는데요. 많은 데이터가 그러하듯, 처음에는 활용을 염두해 두고 로깅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바로 분석이 아닌 가공 이 필요합니다.

이미 데이터는 Tabluar 형태로 제공 되던데요.” 라고 하는 말이 어딘가에서 들리는 것 같아 가공에 대한 제 의도를 설명하기 위해 가상의 예시를 들겠습니다. 이 가상의 예시 voc는 아래와 같은 형태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노란색은 필수 라고 생각되는 내용입니다. (개인적 생각)

여기서 VOC 내용은 대부분의 경우 형식이 있는 질문이 아니기 때문에 이 VOC가 어떠한 카테고리에 연관되는지, 얼마나 “Strong” 한지 등을 구분해야합니다. (이러한 가공 단계는 많은 조직에서 “수동으로” 작업이 되고 있지만, NLP 기술을 이용해서 어느 정도 “자동으로” 하는 곳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자동으로 하고 있는데 ! 라는 분이 있으면 제보해주세요 ㅎㅎ)

분석 단계에서 (기술 차원의 분석은 다루지 않겠습니다) 주로 할 수 있는 것은 어떠한 유형의 VOC가 많았는지고객들의 공통적인 요구사항은 어떤것이 있는지 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는 빈도를 보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복잡한 기술까지는 필요 하지 않고 아래의 예시처럼 단순한 시각화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https://www.lexalytics.com/lexablog/voice-of-customer-voc-analytics-solutions

반영논의 단계는 분석을 통해 많이 나온 VOC를 프로덕트에 적용하는 과정입니다.

다만, 해당 VOC가 정말 액션이 필요한, 의미 있는 VOC인지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수집한 사람과 분석한 사람들 외에도 실제로 프로덕트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과 어쩌면 C레벨 같은 의사결정권자들도 포함하여 논의 후 반영 혹은 폐기 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가격 좀 낮춰주세요 는 의미있는 VOC라고 보기엔 어렵겠죠.)

C레벨은 더 큰 의사결정해야 한다고 하던데요. 라고 하는 분이 있다면 애플의 CEO, 팀쿡이 VOC를 직접 확인 후 응답했다는 것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VOC와 고객경험(CX)의 관계

이번 주제에 앞서 CX라는 단어에 대한 제 기준을 먼저 설명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요, 엄밀히 말하면 저는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게 정확한 정의라고 보긴 어렵지만 이번 글 한정으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 3개로 구분지은 영역이 어느정도는 구분되고, 또 동시에 공통 되는 부분들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데요. CX를 자세히는 모르는… 외부인의 입장에서 정리한 그림은 이러합니다.

이에 대해서 하나의 설명을 하자면, 당근마켓을 이용한다 라고 하면 다른 중고거래 에 비해서 사기가 좀 덜하고 좀 따뜻한 사람들과의 중고거래가 있겠구나 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당근마켓은 로컬커뮤니티 서비스입니다)

사용하기 편리함의 경우로, 제가 자주 가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환자가 어디를 어떻게 가야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거의 눈에 보이는 모든 지점에 안내도가 있고
당일만 일일용으로 발급되는 번호표 하나만 있으면
거의 모든 창구에서의 행정처리가 전부 가능합니다.

환자로서 아픈 상황 혹은 보호자로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정말 최소한의 신경만 쓸 수 있게 배려된, 편리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있는데요. UX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환자가 아니더라도 정말정말정말 꼭 한번쯤은 방문해보면 좋다고 생각해요 (베리 강추)

그리고 브랜드의 예시인데요. 저는 이디야를 대학원생때 자주 갔었는데, 그때도 지금도 이디야 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쨌든 가성비가 끝내주는 음료가 있겠구나 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디야보다 훨씬 더 가성비가 끝장나는 커피 전문점들도 있지만 이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았어요.

이러한 전제를 깔고 가는 상황에서

기가막힌 CX는 다른 대체재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 기꺼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할 의사를 만들어 줍니다.

저는 비행기를 타본 게 5년이 넘었어서 그때의 대한항공과 지금의 대한항공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 지인중에 항공사에 재직중인 사람이 있거나 혹은 비행기 덕후가 있어서 실제로 다른 항공사와 대한항공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구체적으로 얼만큼 차이가 있고, 그에 대해 가치가 어느만큼 차이가 나는지는 잘 판단하지 못하는데, 만약 대한항공과 다른 항공사들의 선택지가 있는 상황에서 신혼여행과 같이 경험이 더 중요한 순간이라면 조금 더 비싸더라도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것 같은데 위에서 말한 문장의 한 예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프로덕트의 자체 가치보다 어쩌면 CX가 중요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거죠.

롤렉스와 휴대폰의 시계는 동일한 시간 표시 기능을 갖습니다. 아마…?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이 CX는 처음에 말한 AARRR을 위시한 특정 프로덕트의 사이클로서는 언급이 되지 않지만 오히려 전체 단계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만큼 더 신경써야 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벤츠 차량이 좋다는 건 익히 들어서 알지만, 벤츠 딜러와의 거래에서 아주 무례함을 느꼈다면 벤츠에 대한 제 이미지는 좋지 않겠죠. (물론 저는 벤츠 딜러분을 만나 본 적도 없습니다…)

자 다시 한번 돌아볼까요? VOC는 고객의 소리입니다.

우리가 제공하는 프로덕트의 사이클과 고객의 상호작용의 결과이자,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의 표현과, 프로덕트에 기대하는 것 등을 담고 있어서, 우리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상황을 보여주는 가이드이기도 하죠.

VOC 데이터 수집하기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대신 꽤 괜찮은 레퍼런스 링크를 첨부할게요.

VOC 데이터 활용하기

VOC 데이터의 양은 보통 많습니다. 그리고 이를 다룰 수 있는 인력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죠. 그렇기 때문에 (모든 VOC를 일일히 보면 좋겠지만) VOC 데이터들의 패턴을 확인해야합니다.

공통적으로 자주 나오는 단어가 있는지. 혹은 특정 시점에서의 VOC 유입이 많은지 등의 분석을 한 이후 말 그대로 여러 방면에서 활용 할 수 있지만, 이번 주제에서는 비즈니스의 차원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써봅니다.

프로덕트 개선

  • 고객은 이렇게 썼어요 를 통해, 이를 기반으로 프로덕트의 사용성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 이거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 를 통해 경쟁자들과 차별되는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 물론 추가 뿐 아니라 제거도 가능하죠.

프로덕트를 만드는 목적 중 하나는 프로덕트(와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여 수익을 올린다 라고 할때 내가 만들고 싶은 프로덕트가 아닌, 고객이 원하는 프로덕트를 만든다 라는 차원에서 보면 프로덕트 개선에 VOC가 쓰이는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 입니다.

마케팅 문구

조사에 따르면 B2B 마케터의 42%만이 고객의 피드백을 수집한다고 합니다. 마케팅 문구 라고 표현했지만, VOC를 통해서 고객이 우리 기업, 우리 프로덕트를 어떻게 느끼는지 알 수 있는데요. 이는 “브랜딩” 차원에서 스스로를 정의할 수 있는 단어를 파악하는데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프리미엄을 원했는데 VOC에서 가성비 끝내주네요 ! 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고민을 많이 해야겠죠. 아무튼

  • 브랜드를 차별화 시키는 방법
  • 조직과, 프로덕트가 (한다고 체감 되는) 하는 것을 명확하게 설명 하기

등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이 프로덕트를 접할 수 있게 합니다.

한 예시로, superoffice는 랜딩의 문구를 교체하여 트라이얼을 60%를 상승시켰습니다.

고객경험

우리 브랜드에 긍정적으로 느끼는 고객이 많을 수록, 비즈니스는 더 빠르게 성장한다 에 대해서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동시에, 부정적으로 느끼는 고객의 감정 또한 인터넷이라는 “실시간” 매체를 통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VOC를 통해 우리의 랜딩페이지나 프로덕트 안내 혹은 그 외에 많은 부분에서 고객이 부정적으로 감정을 느끼는 포인트를 발견 할 수 있고, 이를 고칠 수 있죠.

VOC의 한계

VOC는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고객과 기업 모두 “제대로 활용하기는” 어렵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VOC가 만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있을때 티가 안나고 없을때 티가 나는 기가막힌 CX팀

그렇기 때문에 CX 분야의 진짜 전문가의 가치는 앞으로 점점 더 올라가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번외

회사의 내용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례를 공유할 수는 없지만, 저희 조직의 CX팀은 이러한 VOC의 가치와 활용 방향을 제가 작성한 글 이상으로 정말X3 잘 이해 하고 계신 멋진분들인데요. 채용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이야기 나눠보면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정말… 우리 CX팀… 너무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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