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보시각화능력 시험 궁예질하기

또 하나의 “유사 데이터” 자격증이 될 것인가

Jinhwan Kim
9 min readFeb 6, 2024

국가 대시보드 개발 자격증

대략 작년 하반기, 흥미로운 뉴스를 접했다.

정리하자면, 기업 내/외부의 정보를 차트와 그래프 등으로 알아보기 쉽게 가공하는 업무 수행. ( 대시보드 개발 ) 을 평가하는 국가기술자격 검정을 24년부터 새롭게 만들겠다는 것.

Shiny를 빡세게 쓰고 있는 사람으로써 당연히 관심을 두고 있었고, 한 5분 정도 강철의 연금술사의 국가 연금술사처럼 간지를 부릴 수 있지 않을까 상상했다 ㅋㅋ

아무튼 기대했던 이 시험은 지난 주 쯤 정보가 공개되었다.

출제 기준과 가이드북, 모의문제가 함께 공개되어 있으니 “1회차”를 노려보면 쉽게 합격할 수 있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경영정보시각화능력. 대충 줄여서 “경정시” 라는 이 시험에 대해 여러가지를 훑어본 이후로 크게 기대에 맞지 않았고, 시험을 준비하거나 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이유를 설명해보겠다.

1. 경정시의 타겟

놀랍게도, 그러나 당연하게도 경정시는 개발 / 데이터 직군을 대상으로 한 시험이 아닌, 경영-회계-사무 직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경영) 정보 시각화가 아닌, 경영 정보 + 시각화로 보여진다. 그럴수 있다.

아무튼 그러다보니 필기 시험에서는 경영정보가 데이터 해석 / 시각화와 동일한 비중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

여기서 경영정보는 아래처럼 HR의 업무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문제로 나온다. ㅋㅋ

문제는 경영정보가 “HR”만 대상으로 했나라고 보기에는 또 이상한 것이, 마케팅이나 생산 / 구매 같은 전범위에 걸친 문제가 모의문제로 제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데이터 해석 및 활용은 데이터 자격증 3대장. ADsP, 빅분기, SQLD를 적절히 스까만든 익숙한 그 맛이다.

스까만든 익숙한 맛이 나온 이유는 실제로 스까만들었기 때문 ..!

아래는 어떤 책의 몇장에서 가져왔는지도 상상되는 모의 문제의 예시

마지막으로 시각화 파트는, 또 밸런스가 안맞다고 생각했는데, 제공 된 모의 문제에서는 정작 HR, 마케팅 등의 직군들이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시각화의 빡센 부분을 다루고 있다. (59번의 답은 2번 QQ plot으로 학부 수준의 통계학에서 다뤄진다)

모의문제에서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을 참고했을때 경정시 필기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 경영 직군 (백오피스라는 단어가 맞는지는 모르겠다)으로써 전반적인 경영 정보에 대해서도 이해가 있어야한다.
  • SQL을 포함한 데이터 리터러시와 활용에 대해서도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
  • 동시에 Line, Scatter, Bar 등 기초적인 수준을 넘어선 다양한 수준의 데이터 시각화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와우)

2. 경정시의 실기 프로그램

경정시에서는 Power BITableau를 실기 시험에 사용한다. 선정 사유로는 시장 선도성, 안정성, 응시자 접근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조금 뻔뻔하게도 Shiny를, 아니 하다못해 DashLooker studio, Google Sheets 를 기대했지만, 선정 사유가 너무나도 맞는 말이기 때문에 수긍했다.

그런데 이로 인해 다른 딜레마가 생기게 되는데 정작 저 툴들은 이미 강력한 조직에 의해 유지 보수, 공급되고 있는 만큼, 각자의 라이센스가 이미 존재한다.

IT에는 툴을 (누구보다 잘 알) 만든 조직에서 이미 라이센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국가가 별도의 자격증을 제공해서 망한 또 다른 사례가 있는데 바로 (MOS의 하위 호환으로 보여지는) 워드프로세서, 컴퓨터활용능력, ITQ 등이다.

만약 내가 태블로 컨설팅을 제공하는 조직에서 새로운 팀원을 구하려고 하는 상태에서 다른 부분은 다 대동소이하고 자격증에서만 한명은 경정시, 한명은 Tableau Certification이 있다면 누굴 뽑게 될까?

정답은 자격증이 없어도 뽑는다이다 !!! (실제 태블로 머장 강승일 선생님 조직의 사례다)

여기까지를 정리하면

  • 경정시는 따기 위해 (사람에 따라서는) 꽤 노력을 들여야하지만
  • 정작 활용도는 크게 없어 보이는 자격증 시험

이라고 볼 수 있다.

활용성을 굳이 따지자면 국가기술이니 공무원들의 승진이나 평가정도에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개인의 지적 유희를 위해 공부하는 것에는 무조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3. 경정시의 경쟁자들

경정시는 어떤 자격증들과 비교가 될까, 혹은 대체 / 호환이 가능할까를 생각해봤다.

  • 정보 시각화 (데이터)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데이터 3 자격증. ADsP, SQLD, 빅분기이다. (미안하지만 DAsP는 제외하자)

먼저 SQLD는 DB와 SQL을 위한 엔트리 레벨 자격증으로써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SQLD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SQL을 활용하는 업무에 즉전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기대할 순 없지만, 적어도 약간의 온보딩으로 SQL을 활용할 수 있다고는 기대할 수 있다.

ADsP빅분기ADsP (엔트리) 빅분기 (미들) ADP (하이엔드) 로 이어지는 데이터 처리 기술로 알고 있기 때문에 하나로 퉁치겠다. SQLD와 마찬가지로 있다고 해서 데이터를 잘 다룬다고 기대할 순 없지만, 적어도 있다면 약간의 온보딩으로 데이터 처리 (해석과 분석은 기술을 넘어 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를 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다.

단, ADsP빅분기는 언어로 RPython을 활용하고 있는 만큼, 조금 더 데이터 직군에 집중되었다고 볼 수 있다.

  • 경영 정보

이어지는 (ADsP의 경쟁포지션) 경쟁 자격증으로는 사조사가 있는데 이는 설문조사라는 분야에 특화되어 있기도 하고 SPSS 라는 툴을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한편 경영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전산회계 / 전산세무 / 재경관리사 와도 경쟁이 될 수 있다. 이 쪽은 아예 경영 관리가 더 메인이며, 별도의 상용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이 쪽 분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꺼라위키의 설명글로 대체.

  • BI Tool

당연하게도 경정시는 완성을 위해 실기가 필요한 시험이고, 실기에서는 Power BI와 Tableau를 사용한다.

이 능력을 검증하는 자격증 / 시험으로는 앞서 말한 상용 라이센스와 아래의 예시 같이 온라인 교육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라이센스가 있다. (나도 몇개 가지고 있지만, 업무로 태블로 쓰라고 하면 짜증낼 듯)

그렇다면 경정시는

아직 1회를 쳐보지도 않은 자격증인 만큼 아직 모른다가 정답이지만, 빅분기의 선례를 보면 괜히 또 취준생들 희망고문하는 뻥스펙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원글: https://sirius-b2.tistory.com/10

그렇지만, 이는 경정시를 취업에 활용한다는 전제가 붙을때이고, 경정시가 업무에 도움 되는 경우가 앞서 말한 공무원 승진외에 한가지를 더 생각해볼 수 있다.

바로 소규모 조직에서 백오피스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이 자격증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이다.

앞서, 이 자격증은 딴다고 해서 아는 것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구직에 반영할 수 없고, 정작 쓰고 있는 사람들은 딸 필요가 없다는 말을 했는데, 시험의 설계 자체는 조금은 과한 부분도 있지만, 경영정보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데이터 리터러시를 노래 부르던 사람들이 몇년 전부터 보인 후, 이제는 LLM 등으로 누구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데이터의 손이 닿지 않는 영역도 많이 존재한다.

경영 정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체화한 경험들로) 알고 있지만, 기술적인 관점에서 어떤 툴을 사용해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지 까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데이터 시각화를 공부하고 BI를 사용하여 현재 전사 경영 상태를 관리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억지로 비유를 하자면 백종원 형님이 동네 골목 식당에 선진화 경영 기술을 컨설팅한다면 발전이 되지만, 대기업 프랜차이즈 식당에 이런 솔루션들을 도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것.

정리

현업

  • 개발 / 데이터 직군: 하지 마라
  • 경영 직군: 하면 좋고, 안해도 아쉬울 건 없고

취준생

  • 데이터 분석 취준생: 하지 말고 차라리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공부해라, 어차피 하겠지만
  • 비개발 (데이터) 취준생: 가능하면 해라.

출판사는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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