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게임은 왜 만들지
Winter is Coming
개요
나는 평소에는 집 밖으로 잘 움직이지 않지만, 어쩌다보면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전철을 타고 밖에 나가게 될 때가 있다. (주로 강남…😷)
아무튼 전철을 타고 나면 세상에서 제일 할 게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데, 이를 위해서 나는 여러가지를 했었다.
- 오디오북:
생산적이다
라는 착각을 할 수 있다.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그대로 쓸려나가서 남는게 없는 것 같아 산책할때 애용 중) - 음악: 쪽팔리지만 아이폰에 음악 넣는 법을 몰랐다. (디지털 노인) 애플 뮤직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도 고려했지만 평소에는 집에서 유튜브를 활용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나가는 몇시간을 위해 하는 것은 기각.
- 전자책: 예전에 밀리의서재를 사용했다가 잘 안쓰게 되어서 해지 이후 안씀.
- 실제 도서: 가방이 무거워지고, 전철에서의 책을 들 수 있는 공간이 있을 때만 활용 가능하다는 복불복이라 그릿이 넘치는 날 애용 하는 중. (제일 좋아하긴 함)
- 그래서 실제로 하는 것: 구글 뉴스보기 / 블라인드 눈팅하기 / 모바일 게임 (ㅋㅋㅋㅋ)
아무튼 최근에 하고 있는 게임은,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Into the breach
라는 영걸전 좋아하던 잼민이의 성향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게임이다.
여기서 몇가지 신기한 포인트가 있는데
- 제작사가 Netflix이다 (그 넷플릭스 맞음. 도용 아님)
- 다운로드, 게임 플레이 = 무료
- 광고, 앱 내 구매 없음 (이미지에 왜 in-app purchaes라 써있는지 모르겠다)
- 넷플릭스 계정으로 로그인 해야 플레이 가능
- 넷플릭스 앱과는 별도 (“
원앱
” 이 아니라는 뜻) - 재밌고, 퀄리티도 나쁘지 않음 (턴제, SRPG 취향 👍)
하다보니 이런 질문이 들었다.
얘네 이거 왜 만든거지?
그냥 굴려본 짱구
최근 넷플릭스가 비즈니스 관점에서 여러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뉴스를 통해 자주 들려오고 있다.
당장 나만 해도 이전에 비해 자주 보는 것이 아닌 연휴 혹은 좋아하던 시리즈가 업데이트 되었을때나 (99!) 보고 있으며. 당연히 해지할 까도 엄청 고민했다. 즉, 점점 넷플릭스에서 이탈하는 사용자들을 계속 붙잡아 둘 포인트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를 위한 포인트 중 하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고 넷플릭스가 게임을 만들게 된 계기를 몇가지 고려해봤다.
뇌피셜
- 넷플릭스는 킬러컨텐츠가 있고, 이 IP를 잘 활용하면 게임을 쉽게 만들 수 있다.
-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 비용은 점점 커지고 있다. (새로운 것 제작도 필요하지만 이미 검증된, 잘 나간 것 재활용이 더 가성비 좋음) 게임은 그렇지 않다.
- 미디어 / OTT 에는 빵빵한 경쟁자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디즈니, HBO, 애플)
- 게임을 통해 사용자의 데이터와 취향을 수집하여 새로운 오리지널 컨텐츠제작에 영감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이 뇌피셜
을 확인하기 위해 넷플릭스가 제공 중인 게임들을 정리해봤다
8월 기준으로 서비스 중인 게임 목록들인데, 몇가지 특징이 있다.
1인 플레이
가 압도적으로 많음클라우드 저장
은 지원하지 않음오프라인 플레이
또한 많음- 넷플릭스 IP는 사실상
기묘한 이야
기 하나. - 장르가 “
캐주얼 게임
”에 몰려있음
이상한 포인트
- 꺼라위키 피셜로 캐주얼 게임은
광고나 인앱구매
를 통해 많은 사용자들에게 작은 크기의 수익을 만들어 낸다고 하는데, 넷플릭스 게임은 “이게 목적이 아니라는 것”은 뭔가 이상했다. (게임의 수가 많지도 않고) - 게임 제작 비용은 낮지만, 게임회사를 몇개 인수하면서 “적지 않은 비용”을 들였다. (3개를 인수했고 22년 3월에 인수한 next games의 가격은 $65M: 850억으로 수많은 인디게임을 찍어낼 수 있는 비용)
- 닌텐도, 애플, NVIDIA 등의 게임 스트리밍 제공 “경쟁자들에 비하면 적은 게임”을 제공함
- 많은 게임들이 오프라인, 싱글 대상 서비스 제공 -> “데이터 수집이 주 목적이 아님”
- 자사의 다른 “서비스 / 하드웨어를 활용하게 하는 서비스”도 아님. (넷플릭스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 (추가 조사 결과) 넷플릭스의 게임은 사용자들에게 크게 마케팅을 하지 않았고, 실제로 “활용하는 고객의 수는 1%” 라는 분석이 있다.
즉,
수익
,고객수
,피벗
,데이터
,비용
,연동
, 경쟁사와의 유의미한경쟁
등… 의 수많은 이유는 아닌 것 같았다.
물론 게임을 서비스 한지는 1년이 조금 지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빅 픽쳐
” 를 보여줄 수도 있다. 가령
미디어를 구독하면 게임이 서비스?
라는 방향이었을 수도 있고 (apple one처럼)- 오징어 게임을 로블록스와 같은 제 3 플랫폼에서 유저들끼리 만드는 것을 보고
우리가 만들어 줄께 !
일 수 도있고 - 심지어 비싼돈 주고 게임회사와 라이엇, 메타, EA 출신의 임직원도 영입한 만큼
곧 진심 보여줄게 !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드러난 효과가 없으니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짧은 전제와 생각 전개
- 넷플릭스는 비영리법인이 아닌 만큼,
모든 행동은 이익
을 내기 위함이다. - 이익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
하는 것으로 만들 수 있다. - 이익은
수입에서 지출
을 뺀 것 - “
넷플릭스의 게임
”으로 이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닌, “게임을 만드는 넷플릭스로
” 이익을 기대하는 것
그렇다면 게임을 만드는 넷플릭스는 어떤 고객의 pain point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아마) 고객이 아니라, 조직이다.
번외) 넷플릭스의 이익
- 넷플릭스는 간단하게
구독자가 많이, 오래 유지
될 수록 수익을 낼 수 있다. - 그러나 경쟁자들과, 계정 공유등의 운영상 문제, 컨텐츠 제작/구매 비용의 한계, 코로나의 끝등으로
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
이고 새로운 고객을 더 늘리기엔 이미파이가 큰 시장은 충분히
먹을 만큼 먹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 넷플릭스 게임의 레퍼런스인 애플 아케이드의 경우
독점 게임 + 추가 컨텐츠 무료 제공
이라는 장점이 있는데 넷플릭스의 게임들은 아직 이게 해당되지 않는 영역들이 많다. (애플은 “태고의 달인
” 등의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한 게임에서 무료로 컨텐츠 추가 및 사후 지원을 제공한다) - 만약 넷플릭스가 “
미디어의 영역을 더 확장
”하여 구독자를 유지하고 싶었다면, 차라리팟캐스트
나오디오
,이북
쪽을 건드렸을 것 같은데 (게임에 비해 더 싸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는 않았다.
M&A
위에서 본 것 처럼 넷플릭스가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어쨌든 이익이지만) 전혀 드러나지 않으니, 회사가 이익을 내기 위한 궁극의 필살기인 엑싯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넷플릭스라는 대기업을 인수하려면 당연히 더 큰 대기업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님 말고) 미국 주식 전체 시가총액 기업 순위를 기준으로, 넷플릭스의 2배 이상인 조직을 작성했고 아래와 같다.
이미 미디어 업계의 경쟁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넷플릭스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
, 테슬라
, 엔비디아
, 버라이즌
정도로 보여진다.(알리바바는 “중국
”이라는 변수가 있으니 고려하지 않음)
🌤️ 마이크로소프트
- MS가 넷플릭스를 인수할 것 같다는 분석은 이미 있다.
- MS는 Blizzard, X-box (Game pass 구독도 있다)라는
게임 포트폴리오
를 이미 보유하고 있지만, 넷플릭스가 하는모바일과는 좋은 기억이 없는 편
. 미디어쪽에 관심을 갖는지는 잘 모르겠다. (windows phone 포함)
- 그렇지만 넷플릭스가 엄청 사용중인
AWS
를 자사Azure
로 돌린다면 꽤 유의미한 전략을 만들 수 있다.
- MS 오피스 구독에 넷플릭스를 끼운다면…? 🤔
☀️ 테슬라
- 테슬라는 실제로
엔터테인먼트를 더 강화
하려는 방향도 있다. FSD에 기반한 구독
서비스도 이미 가지고 있으며.- 트위터 같은
미디어 서비스 인수
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머스크
라면 넷플릭스 인수 이후 자서전 대신 영화를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운전은 내가 할께 너는 심심하니까 게임하던 영화를 보던 맘대로 해
⛈ 엔비디아 ️
지포스 나우
라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넷플릭스의 캐주얼 게임이나 영상에는 “오버테크놀로지
”로 시너지가 적다고 생각한다.- 하드웨어를 다룬다는 점에서 미디어 하드웨어 (셋톱박스 비스무리) 쪽으로 아예 확장하여 나간다면 시너지가 날 수 도 있지만 그러기엔 이미
Roku
같은 경쟁자가 있다. (nvidia shield tv
에서 이미 활용가능하기도 하고)
🌤️️ 버라이즌
Fios
라는 자체 인터넷 + 전화 + 텔레비전 서비스 패키지가 있다. 여기서 컨텐츠를 더한다면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통신
경쟁사인 AT&T
의 경우 워너미디어 (CNN, HBO등)와 디스커버리를 통해 미디어 쪽으로도 나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버라이즌에서 미디어는 관심을 가지겠지만, 게임은 글쎄…?
번외) Roku
- OTT 디바이스 서비스. 넷플릭스가 투자했고 디바이스자체는
구글
이나애플
보다 더 잘나간다고 알려져있다. - 넷플릭스가 인수되는 것이 아닌,
Roku
를 인수한다는 분석도 있다. - 마찬가지로
Roku
와 모바일, 캐주얼 게임이 시너지가 날지는 잘 모르겠다.
요약하자면, 게임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으면 큰 형님들한테 인수 될 기회가 더 생길 것 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미디어… 화이팅…
넷플릭스의 identity는 결국 미디어 & OTT
라고 생각하는데, 그러기엔 커머스 처럼 OTT 또한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왓챠 또한 M&A
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들려오는 중이다)
넷플릭스 또한 (계속 위에서 얘기했지만) 이 문제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기에 여러가지 노력들
을 하고 있고, 게임 서비스 또한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마지막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헤이스팅스를 비롯한 경영진이 짱구를 좀 굴린 것 같다. (생각보다 아무일 없이 잘 넘어갈 수도 있음!)
번외) 데이터 곱하기론
넷플릭스는 기가 막힌 썸네일 제작
이나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
을 이끌 정도로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어려워지는 도메인 자체의 문제는, 데이터가 아닌 비즈니스의 레벨에서 해결할 수 밖에 없었던건가
라는 의문 또한 들게 되었는데,
늘 주장했던 대로 데이터는 결국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게 하는 “곱하기”지 ,못하는 것을 잘 하게 하는 “더하기”는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데이터 잘 모르는 개발자가 한 말이니 데이터 직군이라면 너무 노여워마시기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