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해커톤 후기
며칠 지나긴 했지만 저번주 화요일은 (10.27일)
나 자신에게 있어서 꽤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그걸 왜 그때 안쓰고 지금 쓰느냐는 있다가 얘기 할 것이니 일단은 그랬다는 것만 알아주면 좋을 것 같다.
작년말과 올초사이에 ( 이때 했으면 안됐다 ) 취업을 준비할 때,
나는 첫번째 기준이 R을 쓰는 회사였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R을 주로 쓰는 회사는 진짜 진짜 적다.
학교 연구소 혹은 해외라면 좀 있지만,
아예 그쪽은 전혀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취했던 행동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일단 R 하나는 기똥차게 쓰는 사람이 되자라는 목표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다 보니 나름 이 좁은 R이라는 분야에서 계시는 대.선.배.님들을 어쩌다 만나게 되었고 (사실 더 쓸 수 있는데 3글자라서 3분만 넣었다)
특히 R 중에서 Shiny라는 주제를 통해 많은 부분들을 배우고 경험 할 수 있었다.
아무튼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지만,
단순히 지식의 교류를 넘어서서 “업무”적인 추천과 소개를 가끔 받기도 했다.
R과 관련된 경험과 지식들을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항상 참조하게 되는 “고인물”들이 몇분 계시는데
특히 R을 어느 정도 사용 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자주 보게되는 분은 아마 이분일거다. (한번도 뵌적 없고 잘은 모르지만, 이 분이 한국에서 R로 NLP를 제일 잘 아는 사람중 한사람이라는건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추가로 이 분이 한국 R github star ranking 1위다. unofficial )
돌고 돌아 다시 본론을 쓰고자 한다.
R도 매년 컨퍼런스를 하는데
(메인 Operator가 “이” 박찬엽 선생님이다 ㅎㄷㄷ)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일정들이 죄다 꼬여버린 상태다보니…
R 패키지를 만드는 해커톤이 계획 되었고, 내가 해당 세션에 멘토로 추천받았다. 나름 CRAN에 패키지 두어개 올려본 것이 좋게 어필 되었던것 같다.
비록 자본주의에 순응하여 Python을 주로 쓰고 있던 차라.
그래도 다른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려면 뭐라도 기억을 헤집어야 할 것 같아서, 예전에 만들었던 것들을 찾아봤는데. 찾아 보면서 감탄했다 (과거의 나야 고마워 !)
아무튼 찾아보는 것에 조금 더 나아가
간단한 데이터 패키지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고
(해커톤 목표도 CRAN급이 아닌 간단한 데이터 패키지 제작이니까)
주섬주섬 메모장을 뒤져서
그럴싸한 정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패키지 publish를 연습해보려고 했다.
이게 핑계지만,
내가 해들리 선생님이 아니다보니 R패키지 만드는게 뚝딱 되는게 아니라
작업 환경도 좀 세팅하고 온갖 부수적인 일들도 해야해서
연속적인 시간이 필요했는데
(경험상 1시간 + 1시간 + 1시간 + 1시간 보다 3시간 연속이 더 좋다)
아무래도, 주중에는 시간을 쥐어짜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기어이 토요일에 하게 되어서 이제야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원래 오늘 오후에는 다른 일정이 예정 되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점심 시간 이전에 끝내고 싶어서 9시 ~ 9시 반 부터 달렸다.
다행히도 데이터의 목적, 설계, 소스 같은 큰 방향과 주제들은
주중에 미리 정해 놔서 조금 편했던 것 같다.
혼자 데이터 정리하고, (서울시 공공데이터 를 긁어와서 썼다)
패키지 만들고,
패키지 올리고(devtools, usethis를 썼다),
readme 쓰고, (이전에 만들어둔 shinyreadme를 썼다)
hexsticker 만들고 (이전에 만들어둔 polaroid를 썼다.)
아무튼 해커톤 해본 적 없고, 앞으로도 안 할 것 같은데
잘 모르지만 어쨌든 해냈다. 11시 반쯤에 끝났으니까 얼추 2시간 반 ~ 3시간 정도 걸렸다.
다행이었다.
진짜 해봤는데 내가 만약 반나절 걸렸으면
다른 사람들한테 별 도움이 안되서 쪽팔릴 것 같았는데
그래도 대충 가서 아는 척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해커톤이라기 보다는
그냥 동네 마실 정도의 가벼운 수준이었지만,
나름 정리를 하자면
이게 그냥 해커톤 때의 떠오르는 생각으로 개발하는 건 정말 힘들 것 같고.
대충 방향이 정해진 상태에서 쭉 달리는게 정말정말 효과적일것 같다.
이래서 기획자가 필요한거다.
이제 남은 기간동안
패키지 개발 프로세스 설명용 슬라이드 +
추가적으로 그럴싸한 데이터 한 서너개만 정리해서 잘 만들어 두면,
월말에 룰루랄라 하면서 박찬엽선생님 싸인 받을 종이 들고 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