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두 달 회고
어쩌다보니 월간 회고가 되어버린 회사썰
기억 나는지 모르겠지만 내 미디엄 첫 글은 입사 한 달 회고, Data Scientist란? 이라는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내용의 글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간이 금방 금방 지나가서 큰 고비를 하나 넘기고 나니 어느덧 한 달이 다시 흘렀다. 그래서 기억과 경험을 정리할겸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한 썰들과 이에 대한 내 생각들을 (가능하면) 솔직하게 써보겠다. 이번에는 2부에서 안 끝날거다.
먼저 업무에 대한 회고를 해야겠다.
원래 내가 기대 했던 업무는
- Data Science 코스의 첫 3주 동안 세션을 진행
- 수강생들로부터 발생하는 이슈 처리
라는 아주 심플한 업무였다.
진짜 별 것 없어보였고 이것 저것 다른 사이드프로젝트도 많이 할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꿨다.
그러나 실제 내가 한 업무는 다음과 같다.
- Data Science 코스의 첫 3주 동안 세션을 진행
- 수강생들로부터 발생하는 이슈 처리
에 추가로
- 오전 8~9시 + 전날 오후 에 다음날 세션 미리 리허설
- 수업 컨텐츠 긴급 업데이트 및 수정 ( 구차하지만 변명이 있다 )
- 하차 이슈로 하트브레이킹
- 수강생 TIL을 보면서 또 다시 하트브레이킹
- 2기 개강 미팅 ( 이건 10월에도 계속 진행되고, 얘기가 좀 복잡해 질 것 같다)
- 주간 DS 컨텐츠 리뷰 ( 다음 세션 )
- 예정에 없던 오피스 아워
와 같은 업무들이 내 예상과 다르게 발생했다. (코스 한정)
이들중 진하게 + 이태릭 표기를 하지 않은 부분은 충분히 합리적인 이유로 생겨난 업무였다.
그러나 그 외 (대부분의) 업무는 한 99% 정도 나의 교만과 역량 부족 때문에 발생한 업무였다. (1% 정도는 남탓해도 될 것 같다)
이 글을 빌어서 다시 한번 고백해야겠다. DSFT 1기 여러분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수업 컨텐츠 긴급 업데이트 및 수정 (노트 수정)부터 먼저 이야기를 해야겠다.
우선 노트는 세션이 진행되기 3주 전쯤 (?) 완성이 된 상태였다.
그러나 미완성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은 3가지이다
- 이 정도면 다른 사람들도 이해하겠지라고 생각하고 내용을 많이 생략하고 많이 요약했다.
맞다, 여전히 나는 내가 알기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알 것이다 라는 참 건방진 생각을 버리지 못했고. 결국 내 발목을, 더 나아가 수강생들의 발목을 잡았다.
- 그 와중에 기대치 100% 이상에 대한 욕심은 많아서 모두가 읽기 힘든 논문 컨텐츠 까지 꾸겨 넣었다.
개인마다 속도는 다르다, (성경에도 나와있다) 누구는 천천히 죽부터 시작해야하고 누구는 고기를 바로 먹어도 되기 때문에 생각이라는 걸 하고 식사를 설계 해야하는데 그러지 않고 모두가 힘들, 그런 컨텐츠를 디자인 했다.
논문 읽으면 좋은 걸 누가 모르나, 모두가 다 안다 그러나 1을 모르는 사람한테 10까지 가르쳐놓고 100을 보세요 라고 하는건 정말 말도 안되는 주문이었다.
심지어 이 사람들은 나를 통해 우주를 보는, 전부가 다 100을 봐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일텐데 내가 너무 경솔했다.
- 이런 이슈외에도 다른 문제들이 쌓이고 쌓여서 터진 것은, 수강생들의 코스에 대한 기대와. 내가 코스를 통한 수강생들에 대한 기대, 이 두 개의 포인트가 전혀 맞지 않았다.
사실 이 문제는 아까 말했던 1%의 남탓이 가능한 문제다. 1인 사람들이 3이 되도록 하는 것과 3인 사람들이 5가 되도록 하는 것 (물론 1인 사람들이 5가 되도록 하는 것이 당연히 Best 겠지만) 둘 중에서 어느 것이 코스의 디자인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수강생들의 편차가 당연히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코스를 토끼반 사자반으로 세분화해서 나누지 않는 이상, 다음 기수, 아니 어쩌면 다음달의 세션에서도 이 문제는 계속 생길 것 같다. (암튼 내 탓 아님 이건)
결국 이러한 구질구질한 핑계들로 인해서 나는 좋게 말하면 라이브 코딩, 나쁘게 말하면 실시간 땜질을 해야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내가 찾은 나름의 솔루션은 (솔직히 공유하기 좀 부끄럽다. )
- 오후, 주말 에도 세션 리허설을 통해 보강을 미리 하자
- 코스의 목표가 조금 더 구체적이 되도록 운영 수준에서 의논이 되어야 한다.
- 고객으로부터 피드백을 무시 할 수는 없지만, 동시에 고객의 요구에 100% 맞추는 것 또한 위험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운영 수준에서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라는 것이었다.
오후, 주말 에도 세션 리허설을 통해 보강을 미리 하자
이 솔루션은 상당히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뇌피셜) 듣는 사람은 없지만 진행했던 세션을 통해서 수정해야할 부분들을 미리 확인 할 수 있었고,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 오타 혹은 추가 설명 커멘트를 달아야 해서 노트 수정이 없진 않았지만 이 부분은 스스로 보기에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괜찮았다. (물론 수강생의 입장에서는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 또한 있는 법 맞다. 과도한 오버워크가 생겼다.
물론 100% 노트 때문만은 아니다. DS cell 에서 나 혼자만 오버워크로 갈린게 아니었으니까
과도한 양의 업무, 즉 오버워크의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업무양 / 크루수 의 비율이 맞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가능한 옵션들을 생각해보면
- 업무의 양이 과도하게 많거나
- 업무 양은 많지 않은데 크루의 수가 적거나
- 업무 양도 많지 않고 크루의 수도 적지 않은데 (사실 뻥이다 이건, 우리 셀은 3(+1)명이다) 해당 크루들이 허접해서 실 크루수가 적거나
- 업무 양도 많지 않고 크루 수도 적당한데 아직 1기라서 운영적인 미숙함이 있거나
대충 이것들중에 하나는 맞지 않을까 싶은데, 안타깝게도 정답은 아직 모른다.
그러나 10월에 다른 크루가 세션을 진행할때
워크 로드가 넘치지 않는다면 내가 허접해서 라는 결론이 날 것이고,
넘친다면 업무 분배가 잘못되었으니 회사차원에서 고민해야한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것과 관계 없이 회사는 해야할 고민이 많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아는 게 없어서 뭐라고 쓸 수가 없다)
즉, 이게 DSFT 1기는 (내가 조금 더 갈리더라도) 어떻게든 맨파워로 꾸역꾸역 해결해 나갈 수 있지만,
이후의 지속적인 코스 진행에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중요한 이슈가 된 것인데 내가 고민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강건너 불구경 중이다. 어드민 다 죽었따.
사실 어드민 다 죽었따 라고 했지만 이 이슈에 대한 정답은 모두가 안다.
충분한 시간과 예산.
다시 말해 2기 오픈을 천천히 하고, 크루를 더 채용하면 된다. 그러나 2기 오픈을 미룰 수도 없고, 크루 채용? (DS 채용은 사람이 없어서, 정말 정말 정말 힘들다.) 말도 안된다.
그렇지만 전사 회의때 채용해달라고 당근을 흔들었다. 고민은 어드민이 해야하지 않겠는가
(내가 글을 쓰기 좋아하는 이유가, 말은 쏟아지기 때문에 내 생각과는 다르게 표현 되는 것이 많다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인데, 이날도 그랬던것 같다. 할 변명이 없진 않지만, 어쨌던 이 날 이후 채용 프로세스가 더욱 급격하게 진행되었다. )
이를 위해서 나도 고민을 좀 해봤는데, 결국 어드민이 아닌, 내가 지금 실행 할 수 있는 일은 단순히 업무의 양을 줄이는 것이었다.
코스, 세션에 대한 내용들을 점차 점차 자동화 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이에 대해서는 자세히 쓰기 귀찮으니 아래 사진만 넣었다.
맞다 구질구질한 변명과 끝없는 남탓이 길어지니 슬슬 내 자신이 한심해 진다. 여기서 끊고 2부로 다시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