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한 달 회고 2부

Jinhwan Kim
7 min readAug 29, 2020

1부 링크는 여기 있어요 !

지난 이야기

DS공듀를 찾아 떠나는 여행

수강생들로 하여금 한 사람의 Data Scientist로 성장하게 한다.

1인분을 할 수 있는 Data Scientist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생각들과 답을 얘기했었다.

이어지는 질문은

수강생들을 성장시킨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입니다.

화분 (푸딩, 원피스 고기 아님)

식물은, 햇빛과 물, 그리고 약간의 추가 영양분 (NPK)등을 제공해주면 잘 자란다고 알고 있다.

사람도 흙에 묻어두고, 햇빛과 물 영양분으로 성장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 성장보다 순장에 가까운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Data Scientist로 성장할 수 있을까?

첫번째로 했던 생각은

어려운 지식들을 쉽게, 잘 이해 할 수 있게 전달하자 였다.

그래서 나름 이런저런 노력을 많이 했다. 노력은 가상하지만, 이게 정답이 될 수 있을까?

아니. 진짜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한달의 시간과 노력들을 부정하는 것 같아서 속이 많이 상했지만, 이게 사실이다.

하나의 선택지는 될 수 있지만 궁극적인 답은 아니다.

왜 일까, 솔직히 말해서 나는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없다. 멘토링, 과외, 코칭, 조교, 발표 오만가지를 다해봤지만 매번 깨달았다. 나는 정말로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내가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있었다고 해도 1타급 권위자들 가령 하버드 MIT 스탠포드 이런 곳의 교수들을 이길 자신은 없었을 것이다.

빰빰빰 빠바바밤 빰빰빰 빠밤

이 “일타강사”에 비해서 내 유일한 장점은 한국어로 설명 할 수 있다 일텐데, 그마저도 hun 선생님 한테 밀린다. 난 이분의 초-하위호환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내 자신의 깊은 내면에서 이런 변명을 쥐어짰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설명 할 수 있잖아!

이 그럴싸한 변명도 안타깝지만, 하루만에 깨졌다.

초-상위호환인 이고잉 선생님이 계신다.

개인적으로 부러움, 경이로움, 존경심도 있지만 그만큼 질투, 얄미움 이런 나쁜 감정도 있다.

배울 점이 정말 많은 멋진 분인데 내 심보가 나쁜 심보라서 그런 것 같다.

이킹킹 선생님

아직은 아닌 것 같지만 이 분이 DS쪽에 관심을 갖게 되는 상상을 해봤는데 솔직히 두려웠다. 추가로 이 분이 회사를 차리고 나를 오라고 하면, 나는 그날부터 컴퓨터를 컴비터라고 발음할꺼다.

내가 자꾸 쭈굴해지는 생각들을 자꾸 나열 하는 이유는 이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괴물들을 대상으로 “정신승리"를 할 수 있는 변명을 하나 찾았기 때문이다. (물론 나중에 내 멘탈과 같이 깨질 수도 있다.)

이 분들과 나의 가장 큰 차이점 (장점도 단점도 아닌것 같다)은 뭘까?

감히, 수강생이라고 생각한다.

이 분들의 강의를 듣는 사람은 누구일까?

  • 대부분 대학원생 혹은 필드에서 일하고 있는 “현직자" 들이라고 생각한다.
  • 아니면 정말 열심히 공부하시는 교수님들 이거나
  • 약간의 오버퍼포먼스를 보이는 학부생도 있을 수 있고
  • 아니면 정말로 학구열이 넘쳐서, “우물”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도 조금 있을거다.

이러한 사람들외에도 당연히 더 있겠지만, 이 4개 그룹만을 한정해서 생각해본다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우리 집 고양이한테 물어봤는데 4번 그룹이라고 말했다. 진짜로 말했다. 왜냐면 나머지 사람들은 자신들이 알아서 “우물"을 찾아 마시거나, 혹은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수준 높은 admission을 위해 노력해주신 크루분들 덕분에, 충성충성)

너무나 감사하게도, 우리 수강생들은 대부분 4번이다.

일부는 아닐 수도 있는데 나는 모두가 4번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좋아보이니까, fancy해보이니까, 그냥 신기해서 ds를 공부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우물을" 찾고, 더 나아가서 자신만의 “우물”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끔. 지식 이외에도 많은 것들을 전달 할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다.

말은 거창하게 했지만, 사실 걱정이 엄청 된다. 세상에서 걱정 많은 순으로 세우면 한 오백삼십번째 번호표를 받을 거다.

우리 수강생들은 감사하게도, 의지는 모두 넘치지만 지나온 시간의 배경이, 너무나도 다르다. 거의 동일한 분이 없다. 내가 만나리라 기대했던 새하얀 백지 같은 분도 있고, 이미 자신이 그리던 그림이 있는 분도 있고, 다양하다.

https://masterpet.com/cats-blog/common-cat-problems/eyes-hidden-helper/

(고양이 눈은 그리기가 너무 어렵다. 비겁하지만 사진을 써야겠다)

고양이는 나를 통해 우주를 본다는 표현을 본 적이 있는데. (이 표현이 너무 슬프고 미안해서 엄청 울었다. 츄르도 줬다)

이 표현에 조금 살을 붙이자면, 우리 수강생들의 대부분은 나를 통해 DS라는 우주를 보게 될 텐데, 그것도 내가 첫 파트라 더더욱.

내가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었는데 그 기회를 내가 망치진 않을까? 기회만 망치면 다행이지, 다른 사람의 인생이 나로 인해 꼬이지 않을까?

이런 무서운 질문들이 자꾸자꾸만 생겨났다. 아니 생겨난다. 앞으로도 계속 생길 것 같다.

너무 쫄리니까 갑자기 말을 돌려야겠다.

2부 시작에서 했던 질문

수강생들을 성장시킨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이 질문에 대해서 속상하지만, 아직은 내 답을 못 내렸다.

아마 1부의 질문 대답에 한달이 걸렸으니 이 질문도 한달이 걸릴지 모른다. 어쩌면 더 걸릴 수도 있고.

그러나 일단, 회고와 가채점을 위해 답을 쓰자면

Data Scientist로 성장을 한다는건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정말 정말 오랫동안 고민을 하는 법을 배운다 라는 것 같다. 사실 Data Scientist 보다는 Scientist에 더 가까울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우리 수강생들이 Scientist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Data Scientist라는 주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 하고 나름의 결론을 내렸던 것처럼 (물론 뇌피셜의 향연들이지만.)

꼭 지식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를 공부하는 동안, 항상 생각하고 의심하는 습관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건 이렇구나, 를 넘어서서 이건 왜? 라는 질문을 하는 습관이 생겼으면 좋겠고 그에 대해서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생각으로 답을 내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그 답이 정답이라는 보장? 없다. 어쩌면 오답일 때가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생활의 지혜 : 4할이면 메이저 문을 부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들은 언젠가 나올 정답을 위한 수많은 중간 프로세스가 될 것이고, 헬창의 근육에 비헬창이 환호 하듯, “비-DS”들은 “DS”들의 이러한 답을 내리는 분석과 논리, 그리고 그 성공적인 결과물에 환호로 보답 할 것이다.

나는 가능하면 지식을 완전하게 준비하겠지만, 동시에 수강생들에게 실패를 권장할 것이다. 오답노트가 그러하듯, 성공보다는 실패가 나는 더 교훈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강생들 다시 한번 죽었다 진짜)

  • 코드를 줄 때 일부를 틀리게 수정하여 줄 것이고
  • 예제가 없는 것들을 만들어보라고 시킬 것이고
  • fine-tuning 되어 있어 불러오기만 하면 되는 데이터셋보다는 진짜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데이터셋의 링크를 던져줄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안되는데요, 어떡하죠 라는 말보다 와 이거 이렇게 개판이었는데요. 이렇게 하니까요, 됐어요 라는 말이 더 자주 나온다면 좋겠다. ( help desk도 큰일 났다 이제 )

이후 수강생들 22명인지 23명인지 아무튼, 모두가 내 희망대로 9개월이라는 긴 여정을 마치고 난 다음, Data Scientist로 성장했어요 라고 회고록을 쓴다고 했을때 나는 기꺼이 좋아요와 구독을 가서 눌러줄 것 같다.

큰일이다 한달 넘었다. 쓸 말이 아직도 많지만 여기서 줄여야겠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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