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만보기로 할 수 있는 것
사실 난 토스 직원이 아니라 뇌피셜임
토스?
8월 말 ~ 9월 초에 가지고 있던 미국주식을 팔고 k-주식으로 전환했다. (어떤 종목을 샀고, 수익률이 얼마인지는 … 말잇못) 이 과정에서 원래 쓰고 있던 미래에셋 MTS 가 아닌 토스 증권을 통해 거래하게 되었다. (아무 이유 없다)
아무튼 사람의 심리라는게 내 주식이 잘 오르고 있나. 를 하루에 한번 정도는 확인을 하게 되는데. 그 말은 송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토스 어플을 하루에 한번씩은 켜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아마 바다와 같은 DAU가, 물방울 하나 정도는 늘어났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토스 에서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들을 더 접할 기회가 늘어나게 되었고. 이것 저것 살펴보던중 만보기 기능을 푸시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만보기
흡사 중국 요리 이름 같은 단어인 이 서비스의 핵심 기능은 이러했다.
사용자가 만보기 기능을 활성화 하면 토스 어플에서 걸은 걸음수 (거리)를 측정하고 이것이 10000걸음을 넘어가면 하루에 40원을 준다.
이러 했다 라고 서술 하는 이유는 이전에도 토스 만보기가 있었는데. 그 당시 여러 제약조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지기간이 한달이고, 친구랑 같이 해야하고, 출금은 1000원부터이고…
화면에 알림창이 하나 더 뜨게 하는 것, 여러 복잡한 기준들 등… ROI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이전에 기능 활성화 한 날 기능 을 해제했다.
잠깐, 위에서 이러했다 라고 썼는데 그 이유는 지금은 그때와 조금 바뀌었기 때문이다.
페이지 캡쳐는 하지 못했지만 당일 아묻따 토스 포인트로 바로 제공을 하는 등 여러 제약 조건들이 사라졌다고 안내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는데 사실 이게 내가 만보기를 자세히 생각해 본 계기가 되었다.
신기능
바로 주변 장소 가기 라는 기능인데. 처음에 이 문구를 봤을때 둘레길처럼 가서 QR을 찍으면 포인트를 준다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지정된 여러 위치 중 선택하여 하루에 최대 3군데 까지 갈 수 있게 되어있는데 처음 갔던 곳은 이전에는 편의점이었지만 현재는 재공사중인 위치여서
매장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건가? 라는 질문을 해결 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해봤는데 맙소사. 그 위치에 가서 아무것도 안해도 토스 어플이 켜져있기만 하면 포인트 받으라고 알림이 왔다. (스샷은 못찍었다) 매장안에 들어갈 필요도 없었고 마치 포켓몬고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2번째 장소에 가는 동안 했던 생각은 이 서비스가 무슨 비즈니스 모델을 갖는거지? 라는 생각이었는데 곧 해결 되었다.
토스가 꽤 영리했다. 위치에 가서 알림이 뜰때 매장과 관계된 광고 혹은 쿠폰을 받을 수 있게끔 하는 시스템이었다.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매장 앞에 있는” 사람에게 원하는 광고를 쏠 수 있는 기회인것이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위 미니스톱을 예시로) 아래와 같은데….
뭔가 이상하다라고 생각해야한다.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고 했다. 유저가 토스에게 주는 것은 없을까? 오히려 토스는 집돌이인 나를 걷게 했으니 건강도 준 것 같은데 유저가 구매를 하지 않는다면 자선사업을 하는 게 아닌 이상 토스도 뭔가 유저로 부터 얻는 것이 없을 수가 없다.
만보기 다시보기
토스만보기 라는 Product 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이 product의 비전이 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홈페이지에 없더라) 이 product 가 하는 일을 통해서 아쉬운대로 추측을 해봐야한다.
만보기가 하는 일은 뭘까? 유저의 걸음 수를 측정하는 것이다.
여러 기술적인 접근들이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유저가 이동한 위치를 기반으로 측정하게 될 것이다. (사실 흔들기로도 된다, 가성비가 떨어질 뿐)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는 이러한 형태로 수집 될 것이다. (아마…?)
물론 어느 시점마다 데이터를 쌓을지 에 대한 고민도 해야겠지만. 배터리와 데이터를 빨아들인다는 여러 후기들을 보면 그냥 거의 실시간 수준으로 쏘는 것 같다.
https://www.ppomppu.co.kr/zboard/view.php?id=freeboard&no=6714257
https://www.ppomppu.co.kr/zboard/view.php?id=money&no=324902
이 유저의 위치데이터를 안다는 것은 분석의 관점에 따라 상당히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는데 대충 생각나는 대로만 써보자.
제일 먼저 어떤 위치에서 이 만보기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였는지 알수 있다. 아마 수도권이 지방에 비해 많이 쓴다 겠지만, (운이 좋으면) 얼리어답터들이 많이 사는 동네가 있다면 그쪽에서 더 많이 로그가 쌓일 것이고 해당 지역에 버스 광고를 태우는 등 더 가성비 좋은 전략을 고민 할 수 있다.
로그가 많이 쌓이는 시간을 보면 어떤 걸 알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솔직히, 그냥 사람들이 토스 낮에 잘키네… 밤에 잘 안키네… 이정도여서 아 새벽에는 푸시 쏘면 안되겠다? 정도의 인사이트 혹은 점심 시간 직후에 사람들이 많이 실행하니까 그 때 쯤 푸시를 쏘면 효과가 좋겠다? (사실 마케팅 몰라서 그냥 써본 말이다)
한편 (어뷰징을 배제한다면) 로그를 많이 쌓아주는 유저는 product의 입장에서는 아주 고마운 VIP 이다. 여러 혜택이나 실험등을 적극적으로 해볼 수 있다.
여러 변수들을 같이 보는 것으로 유저가 아침에 어디에 있었고, 낮엔 어디에 있었으며, 밤엔 어디에 있다 라는게 인식되기 때문에 출근. 업무. 퇴근. 산책 등 유저의 생활 패턴을 파악할 수 도 있고 더 나아가 부동산적인 가치도 알 수 있다 (부동산을 표현할 고상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결론
토스가 이 만보기를 통해서 풀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 구글/페북처럼 광고킹이 되고 싶은 건지
- 이를 활용한 토스모빌리티를 만들고 싶은 건지 (쉬운 금융을 표방하기 때문에 아닐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현대캐피탈처럼 토스 자동차…를 만들 수도?)
- GIS data product를 만드는게 목적인건지
- 아님 그냥 제발 나가서 걸으세요…인지
다만 광고 외에도 하루 100원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충분히 많다 (심지어 그 비용도 광고주가 내줌 ㅎㅎ, 인프라 예외!)
여담
- 개인적으로 이 위치데이터가 모빌리티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자율주행..은 여기서 여기를 “어떻게” 갈 것이냐 의 문제로 그냥 기술 자랑이라고 생각함)
- 참고로 위치데이터를 가장 많이 쌓는 곳은… 쏘카가 아니라 통신사 혹은 카드사이다.
- 만보기가 필요하면 스마트워치, 앱 만보기, 모바일 만보기 말고 다이소가서 실물 만보기를 살꺼다. 다이소에 안판다면 금융앱 만보기를 쓰기보단 운동앱 만보기를 쓸꺼다.
- 토스는 진짜 영리하다. 주식 살 수 있으면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