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ospital fair 2022 후기
병원에 IT를 끼얹으면
아마 곧 회고에서 돌아보겠지만 9월말에는 조금 여유가 생겨서 이전에 신청했던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에 다녀왔다.
뭐하는 전시회인지 짧게 쓰면,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는 의료기관, 산업종사자 + 정부 기관등의 메디컬 업계 사람들의 전시회
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 것 같다.
왜 갔음?
돌고돌아 다시 오게 된 이 메디컬
/ 헬스케어
업계에서 잠깐 있으면서 느낀 점중 하나는, 이 쪽은 생각보다 정책과 규제라는 외부의 요인
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즉 트렌드를 따라가려 노력하는 것
과 별도로, 열어줬을 때 / 물 들어올때 노를 저을 수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최근,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외에서 헬스케어
쪽에 돈이 쏠리고 있고, 뭐한다고 회사들이 이 쪽에 관심을 갖는 걸까?
라는 궁금증이 있어서 “업계 동향 조사"
라는 명목으로 참여했다.
아무래도 병원전시회
인만큼 클래시컬한 병원 장비 (가령 아래처럼 환자용 침대
나 병원복
등)의 전시가 메인이었지만 절반 정도는 디지털 헬스케어
가 차지하고 있었다. (아래 가이드맵 에서 파란색이 해당 영역)
신기한 의료 장비가 많았지만 내 관심 분야는 아니라 패스 ㅎㅎ.
뭐했음?
온갖 종류의 세미나 및 교육이 있었지만, 유료
+ 너무 헤비한 주제들
이라 참석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아직 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가 오래된 분야는 아니다보니, 이제 시험적으로 시도해보는 여러 케이스 스터디들은 있었지만, 경험상 이러한 내용들은 3년 뒤에도 또 들을 수 있기 때문.
그래서 부스들을 돌아다니면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열심히 구경했다.
키워드와 간단한 예시만 쓰면 이러하다.
Digital Transformation
대형 병원들을 필두로 병원에서의 데이터를 통합/활용
해서 환자 방문 (키오스크)
부터 예후 및 지표 모니터링
을 통한 효과적인 대응등을 다루는 디지털 프로덕트
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대시보드가 많음. 아마 차라투에서 제일 많이 만나게 될 분야.
캠으로 환자 침상 및 여러 지표들 모니터링하는 시스템 예시 (왼쪽 이미지의 침대가 오른쪽 이미지의 오른쪽 아래 침대이고,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전송)
사생활 이슈
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건 병원 법률팀이나 정치인들이 고민할 문제고, 지속 관찰이 필요한 중환자실
이나 요양병원
등에서는 시범적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고 당연히)
물류 / 로보틱스 🤖
병원 내부에서의 물류
라고 생각하면 좋다. 이미 일부 시행 하고 있는 병원 (검체
등)도 있긴 한데 조금 더 스케일이 크다고 생각하면 좋다.
다만 로직 자체는 산업에서의 쓰이는 물류
만큼 빡세진 않을 것 같고 (보통 있는 서빙로봇 수준이면 될 듯) 중요시 되는 것은
사람이 많은 병원에서의 운행
(충돌 방지)충격 방지
(하드웨어로 될 듯? 의약품은 충격에 매우 민감하다)적시 적소에 배송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이런 로봇 시스템을 굴릴 수 있는 병원은 밤에도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른바 “배치”
작업이 가능하다.
카트 로봇
도 있었는데 사진 찍은 줄 알았는데 못 찍었다.
커머스등 의 산업에서 물류하던 사람들 넘어가면 엄청 쉽게 풀릴 듯. 오히려 로보틱스(하드웨어) 쪽 인력이 더 구하기 힘들 수도.
궁극적으로는 병원 내외부에서의 환자 이송
을 풀어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냥 사람도 아니고 아파서 움직이기 힘든 사람을 옮기는 것은 정말 어렵지 않을까.
AI — 1. 감염병 유행 예측 / 관리 🕸
이건 코로나 때문에 물 들어 온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이론과 현실의 갭이 엄청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 다음달에
독감 발생 할 것 같아요 !!!! 를 예측
하는 것도 어렵지만 예측한다고 해서 관리 /통제를 할 수 있는 것
도 아니고 (백신 또 맞어?)- 심지어
통제를 해서 독감이 안나도, 나도 욕먹는 상황
이 많지 않을까?
여러모로 가성비 떨어지는 분야라고 감히 생각.
AI — 2. 진단 보조 🔍
뷰노
/ 루닛
을 포함한 AI 응용분야다. (실제로 업계에서 제일 잘 굴러가고 있기도 하고)
가령 폐사진을 보고 아 폐렴이네 아니네
를 지금은 숙련된 의사가 진단하지만, 사람이라는 한계가 있어 실수가 있을 수 있으니 관련한 이미지를 엄청 트레이닝 시킨 AI 모델로 사전에 주요 포인트를 보여주고 판단은 의사에게 맡기는 방식
시장에 넘치는 MLE들이 제일 잘 활약할 수 있는 분야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모델의 퍼포먼스보다 데이터 자체가 많으면 어떻게든 밀어 붙일 수 있는 분야라 라벨링
이나 엔지니어링 인프라
쪽 수요가 더 많을 듯.
AI — 3. Genomics 🧬
23andMe / 마크로젠 등의 바이오인포매틱스 관련 회사들의 메인 비즈니스. (정작 그런 회사들은 전시회에 없었다)
침이나 피 등을 통해 유전자를 검사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어떤 질병에 취약한 지
등을 미리 파악하여 대응하게 하는 비즈니스. 그냥 반가워서 찍어봤다 ㅎㅎ
Cloud ☁️
병원에서 쓰이는 어드민 시스템
을 EMR
(전자의무기록, 환자 차트등을 담는 것)이라 부르는데 이를 on-premise에서 cloud로 옮기려는 작업들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나 병원이라는 게 한 병원만 가는게 아니고, 의료보험이라는 국가 큰 시스템과 연동되어 있다보니 표준화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어 cloud 이식이 그렇게까지 많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AWS / 오라클 / 메가존 과 같은 다양한 인프라 벤더, 그 외에도 EMR SaaS 제공 회사가 있음.
Growth / marketing ⤴️
- …? 할많하않
Privacy 😷
앞서 메디컬 / 헬스케어는 정책
이라는 아주 강력한 요인이 엮여있다고 이야기 했는데, 특히나 생명이 걸려있는 분야다보니, 치료가 먼저냐 규칙 / 보안이 먼저냐 같은 이슈
와 같은 대환장파티를 만들어낸다. (위의 원격 모니터링도 하나의 예시)
하나의 예로, 작년 쯤 부터 자주 언급되는 수술실 CCTV 영상 기록 의무화 관련, 이 영상을 익명화 처리하는 비즈니스가 한 예시이다. (의료 데이터는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가 있고 이를 통해 개인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정말 많다.)
DTx (디지털 치료제) 💉
내가 Genomics
쪽에서 한계를 느꼈던 부분 중 하나는, 질병에 유전자도 중요하지만 살아가는 환경이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다
는 것이었다.
가상의 예시로, 간암 유전자 O + 금주
보다 간암 유전자 X + 애주
가 간암발생
에는 더 크리티컬할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유전자 파서 약 만드는 것보다 그냥 산책 한번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고, (의료전문가는 아니니 확신은 없지만) 대학병원의 교수님 중에서도 애지간하게 아픈 것 아니면 병원 오지 말고 그냥 잠자고 잘 쉬고 잘 먹어라
라고 하는 분들도 꽤 있다.
디지털 치료제
라는 것은 이러한 관점에서 환경에 영향을 주어 예방 / 치료를 하는 방법으로써 디지털 도구를 사용
한다는 것이다. ( 디지털 치료제의 아주 좋은 예시로 치매 방지(?)를 위한 한게임 고스톱
이라고 생각한다. 의문의 헬스케어 강자 NHN ㅎㄷㄷ)
실제로, 치매진단 및 인지학습 프로그램으로 나온 “디지털 치료제
” 부스를 봤는데 엥 이거 닌텐도 두뇌트레이닝 이랑 뭐가 다름
이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의사가 이 결과로 피드백 한다는 것 외에는…?)
자동화
환자 / 의료진을 가리지 않고 병원의 생각보다 많은 프로세스는 사람 손을 타야한다. 그리고 이걸 어떻게 좀 편리하게 (토스처럼) 하려는 서비스들도 있다. (이걸 ESG로 어필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ㄴㅇㄱ)
기타
하드웨어
/ 디바이스
관련 서비스가 엄청 많았다. (체감상 절반 이상)
예를 들면 스마트 깔창
을 차면 보행 패턴등을 매일 측정하고, 이를 의사와 공유하여 관련 질병을 미리 대비 하겠다는 식.
아마존
/ 애플
같은 해외 큰 형님들이 하드웨어 기반으로 이 헬스케어 업계에 관심 갖는 것과 상당히 겹치는 도메인.
이 쪽 분야에 드는 생각은, 삼성이 ㅇㅋ 우리도 이거 본격적으로 하겠음 이러면 기존 회사의 경쟁력은 뭐지?
라는 생각. 인수가 아닌 경쟁을 위해서는 머리를 많이 써야하지 않을까.
사진은 안 찍었는데 그나마 “IT 업계” 에서의 데이터 관련 비슷한 일도 있었다.
퍼즐데이터
: 데이터 기반 환자 진료프로세스 시각화 및 최적화.
에이아이트릭스
: 응급 상황 수요 예측 (?) 부스는 괜찮았는데, 들고 온 브로셔는 너무 힙하게 만들어서 브로셔만으로는 잘 모르겠음.
위의 마케팅…도 한 예시
소감
유전체
외에도 훨씬 많은 분야의 IT 헬스케어 서비스가 있구나 (우물안 개구리는 반성 🐸)- 헬스케어에서는 비즈니스 흐름이
b2c
보다는b2b
에 가까운 영역이 꽤 많다. 즉, 환자(소비자) 대상으로 파는 프로덕트 이상으로 의료진(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덕트가 많다는 것. (물론 이 전시회 타겟 자체가 병원이다보니 몰려 있을 수도 있다.) - 위에서 말한 유사 "b2b” 는 아이러니 하게도,
의료진의 퍼포먼스를 직접 올리는 것보다는 의료진이 더 본업에 집중 할 수 있게 하는 보조 / 지원형 프로덕트가 더 많다.
즉, 의료진의 기본 역량에 곱하기를 하는 프로덕트가 많다. (이미 의사 선생님들은 어마어마한 사람들이다) 그러다보니 이의료진의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있는 의사 출신 대표님
들이 많은 이유가 아닐까? 치료
라는 도메인은서비스가 좋을 수록 (치료를 잘하면) 고객이 줄어드는 특이한 구조
를 가지고 있다. (물론“강남의 성형외과”
와 같은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곳도 정말 많지만 이는 알아서 하라고 하고) 그러면 이 의료진들의pain point가 뭘까?
고민해보는 것도 꽤 재밌었다. (가치도 있고) 관련해서 프로덕트 하나 잘 만들면전 인류에 기여한다
는 멋진 도전과제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